▲ 22일 오후 3시 제주농어업인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도민설명회. ⓒ제주의소리
제2공항 검토위원회 도민설명회...주민 비판 잇따라, 신도리 '평가조작' 해명도 미뤄져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 과정이 타당한지 여부를 검증하는 검토위원회를 향해 지역 주민들의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후보지의 '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 명쾌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아 불만을 샀다.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는 22일 오후 3시 제주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서 도민들을 대상으로 검토위원회 중간 보고회를 갖고 그간의 회의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도민들과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들은 입지 선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재차 언급하면서 검증 작업 또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산읍 온평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성산읍 제2공항 부지가 150만평으로 예정돼 있는데, 현재 제주국제공항만 하더라도 부지가 100만평이다. 왜 제2공항은 50만평이나 더 크게 계획한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활주로 하나 만들어놓고 추후에 추가로 활주로를 더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아니냐"고 물었다.

성산읍의 또 다른 주민은 "6차에 걸쳐서 회의를 해도 결론이 안날 수 밖에 없다. 제2공항 문제는 본질적으로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이라며 "(사전타당성)용역을 줘도 김해공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업체에 용역을 줬다. 거기서 발표하니까 경북·경남 사람이 아무말도 못하고 수긍하는데, 제주도는 어떻게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항공대 교수팀에게 용역을 줬다. 누가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 22일 오후 3시 제주농어업인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도민설명회. ⓒ제주의소리
신산리 한 주민은 "지역주민들 그 누구도 제2공항 부지로 성산이 선정될 줄 꿈에도 몰랐다. 이 곳은 2012년 공항 확충 방안을 연구할 때도 배제된 지역이다. 그러면 이 지역은 누가 선정한 거냐. 용역 연구팀이 임의로 선정해서 모든 평가를 거기에 맞춰서 해왔다는 것"이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최근 논란이 된 서귀포시 대정읍 신산리 후보지의 '고의 누락' 의혹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구좌읍 하도리의 한 주민은 "대정읍 신도리가 유력하게 논의되다가 느닷없이 후보지가 성산으로 바뀌었다. 신중하게 검토했다고 말하면서 국책사업을 이렇게 추진해도 되는 것인가. 은폐되고 거짓된 모습으로 들린다"고 주장했다. 신도리 후보지의 입지가 변경된 근거를 대라는 요구도 나왔다. 

답변에 나선 주종완 국토교통부 신공항기획과장은 "후보지를 좁히는 과정을 거쳤고, 마지막으로 좁혀진 결정이 성산 예정지"라며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이뤄졌냐 하는 문제제기에 대해 검토위에서도 적정 여부를 따져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 당시 부동산 투기나 사회적 갈등 여러 우려 때문에 입지 후보를 두고 공개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제2공항 부지 면적과 관련한 지적에 주 과장은 "150만평이라는 면적은 총 4500만명의 예상 수요를 기준으로 현 제주공항과 제2공항에서 나눠 처리하게 된다"며 "처리하기 위해 적정한 시설물이 필요하다. 활주로, 시설물, 주차장, 계류장 등이 필요한데, 그런 시설들을 대략적으로 검토했을 때 150만평 정도가 소요되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22일 오후 3시 제주농어업인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도민설명회. ⓒ제주의소리
신도리 후보지 관련 논란에 대해 박찬식 검토위 부위원장은 "신도2 후보지가 이동한 것은 팩트다. 그걸 옮겼다는 자체를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최적화를 위해 옮겼다고 하는 이유와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용역팀은 아직 뚜렷한 근거자료와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주 과장은 "오는 29일 열리는 7차 회의를 통해 추가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검토위의 권한과 효력에 대한 의구심도 드러났다. 검토위가 의견을 수합한 '권고안'을 제출한들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주 과장은 "검토위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동안 제기된 여러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을 계속 하는 것으로, 거기서 나온 결과가 경시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만약 시행된다면 여러 의견이 종합적으로 반영돼야 하는 상황으로 권고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측 추천 전문가 7명,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회 추천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검토위는 지난 9월 19일 한국공항공사에서 가진 1차회의를 시작으로 수요 추정, 공항확충 대안, 입지선정 평가 등 쟁점에 대해 6차례에 걸쳐 논의를 진행했다. 7차 회의는 오는 29일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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