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 공장에서 30대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삼다수 생산도 전면 중단돼 공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사고는 20일 오후 6시41분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 생산공장 내 페트(PET) 제병기 6호기에서 발생했다. 제병기는 삼다수 용기인 페트병을 제작하는 설비다.
작업 도중 기계가 멈춰서자 6호기 조장인 김모(37)씨가 센서 오류로 판단해 설비 안으로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기계가 작동하며 김씨의 목이 설비에 끼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동료가 이를 처음 발견해 기계를 멈춰 세우고 119에 신고했다. 김씨는 구급대에 의해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제주대학교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후 7시55분 숨졌다.
애초 해당 생산라인은 4개조가 3교대로 운영돼 왔지만, 공장 확충 등으로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올해 8월부터 3개조 2교대로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21일 오전 조사반을 투입해 현장 확인에 나섰다. 당시 2인 1조의 업무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매뉴얼대로 안전수칙을 지켰는지 등을 조사중이다.
경찰은 사고 당시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찾았지만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인권 문제로 CCTV를 철거했다는 이야기도 있어 이를 확인중이다.
사고 당시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은 피해자와 같은 조에 투입된 직원과 공장 라인 담당 등 등을 차례로 불러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1998년 2월 삼다수 생산이 시작 된 이후 인명사고로 생산을 전면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장 설립 후 근로자 사망사고도 처음 있는 일이다.
국내 먹는샘물 점유율 부동의 1위인 도개발공사는 최근 하루 3400~3500t 안팎의 물량을 생산해 왔다. 페트병을 기준으로 170만병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
도개발공사는 삼다수 20주년을 맞아 최근 500㎖를 전용 생산하는 L5공장을 신축했다. 330㎖와 1ℓ페트병까지 새로이 출시했지만 생산 중단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장 관계자는 “안전사고가 발생한 만큼 삼다수 생산은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며 “유족분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고 당국의 현장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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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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