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초부터 대한민국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는 단연 ‘미투(me too)’다. 미투 운동의 본질이자 핵심은 ‘권력’으로 인한 부당한 성폭력의 고발이다. 그렇기에 미투는 오랫동안 쌓여온 한국 사회의 적폐를 해소하는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제주지역 동네책방들이 합심해 미투 운동에 동참하는 ‘위드유(with you)’ 프로젝트에 나섰다. 책방들은 저마다 페미니즘 책을 한 권씩을 도민들에게 추천한다. <제주의소리>는 위드유, 나아가 미투에 공감하며 동네책방의 추천도서를 소개한다. 서평은 책방지기들이 정성껏 작성했다. 소개 순서는 가나다 순이다. [편집자 주]

[책으로 만나는 with you] (5) 북살롱이마고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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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 전체에 빠르게 확산되는 미투 운동을 계기로 우리는 ‘페미니즘’ 혹은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그 어느 때보다 직접적으로 자주 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단어의 뜻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잘 알지 못한다. 그저 무언가 부정적이고 과격하고 여성의 권리를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일단의 급진적인 무리 정도로 백안시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의 저자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는 페미니스트를 이렇게 설명한다. 남자를 혐오하고 여자가 남자보다 더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런 과격분자들이  아니라 ‘모든 성별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페미니스트란 말에 딸린 부정적 뉘앙스에 겁먹지 않고 더 많은 이들이 새롭게 페미니즘을 인식하기를 바란다.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게 되기를, 페미니즘을 통해 좀 더 정의롭고 좀 더 공정한 세상이 이루어지기를, 그리하여 종국에는 페미니즘이 필요 없는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고착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체화하며 자라왔다. 예를 들어 ‘여자는 여자답게 행동해야 한다’, ‘남자는 울지 말아야 한다’는 식이다. 그로 인해 여자는 수치심에 주눅 들고 남자는 왜곡된 성역할에 대한 기대의 희생양이 되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는 오늘날의 성역할에 대한 이러한 고정관념이 개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규정하고 한계 짓는다고 말한다. 

그녀는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 모두를 위한, 모두를 더 행복하고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며 남성들에게 연대를 요청한다. 우리의 딸들을, 아들들을 지금과 다르게 키움으로써 모두가 젠더에 따른 기대의 무게에서 벗어나 좀 더 행복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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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채수 북살롱이마고 대표. 제공=북살롱이마고. ⓒ제주의소리
남녀가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세계에서 성평등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루어나가고 있는 정부로 손꼽히는 스웨덴에서는 이 책을 모든 고등학생들에게 배부하여 읽도록 했다고 한다.(16세 이상 모든 학생들의 성평등 교재) 

우리 한국의 아이들도 그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무엇을 해야 한다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듣지 않는 세상에서 살아가게 하려면, 남녀의 성 역할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 평등한 세상에서 살아가게 하려면, 우리 모두가 이제라도 제대로 된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더불어 미투 희생자들과 함께 아파하고 분노하며 ‘위드유’라고 손을 내밀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먼저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 김채수 북살롱이마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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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살롱이마고는?

북살롱이마고는 <도서출판 이마고>에서 운영하는 동네책방이자 매월 다양한 클래스와 공연이 열리는 대안문화공간입니다. 제주도 표선 세화리에서 작년 8월 문을 연 이후 책(BOOK & BOOKSTAY)과 건강한 먹거리(COOK), 그리고 디자인(DESIGN)에 관한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서점에서는 인문서와 여행서, 디자인과 예술서, 건강한 먹거리와 건강한 삶에 관한 책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으며,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직수입 영어그림동화책과 직수입 디자인도서 코너가 있습니다. 2층에는 북스테이를 할 수 있는 숙박공간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책과 함께 하는 북스테이 프로그램 '뒹굴뒹굴 제주'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2인 이상 12인 이하 신청 가능. 2박 이상)
매월 발효클래스와 로푸드 & 쥬스 클래스가 열리며, 좀더 생태적인 삶을, 좀더 세상에 이로운 삶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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