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공사, 관광객 실태조사 공개
내국인 여행 66만원-외국인 139만원

엔데믹 이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소비와 쇼핑 등 각종 통계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제주특별자치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내국인 통계를 보면 방문객의 절대다수인 95.9%가 개별여행(자유여행)으로 제주를 찾았다. 1인당 체류 기간이 3.65일로 2022년 4.17일과 비교해 오히려 줄었다.

1인당 지출경비는 66만5843원으로 전년도 66만1371원과 비슷했다. 지출 비중은 식음료비가 19만4179원으로 가장 높았다. 쇼핑비는 9만9021원으로 10만원을 밑돌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상당수가 소극적 소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내국인 불만족 조사에서 응답자의 55.0%가 비싼 물가를 꼽았다.

외국인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다수를 차지했던 단체 관광객이 개별여행으로 대거 물갈이되면서 관광 스타일도 달라졌다.

특히 중국인의 경우 기존 보따리상인 ‘따이궁’과 단체객인 ‘유커’를 대신해 자유여행을 즐기는 ‘싼커’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관광문화가 만들어졌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84.1%가 개별여행객이었다. 완전 패키지여행을 즐긴 비중은 13.9%에 그쳤다. 나머지는 부분 패키지 이용객이다.

외국인 1인당 지출경비는 1033.9달러, 한화 약 139만원(항공·숙박 포함) 상당이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86.7달러와 비교해 13%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은 항공료를 제외하면 지출 중 쇼핑 비중이 가장 높았다. 1인당 평균 쇼핑 비용은 182.1달러, 한화 약 24만원 상당이다.

쇼핑 장소는 면세점을 밀어내고 일반 상점가가 1위를 차지했다. 실제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은 면세점 대신 올리브영과 다이소, 아트박스 등 로드숍(road shop) 쇼핑을 즐긴다.

이에 숙박시설이 몰려 있는 제주시 연동의 경우 외국인들의 동선에 맞춰 로드숍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원도심에는 한복을 대여해 기념 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급증했다. 

버스와 택시를 타며 맛집을 찾아다니는 외국인들도 부쩍 늘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족발과 뼈다귀해장국이 유명세를 타면서 일부 식당에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관광업계는 외국인 관광객이 젊어지면서 가성비를 앞세운 ‘가치소비’가 향후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시대 흐름에 맞춘 관광업계의 전략 마련이 절실해졌다.

제주관광공사는 “국제항공노선과 크루즈선 운항 재개로 외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패턴도 상당 부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관광객 관광 트렌드 변화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해졌다”며 “맞춤형 관광 수용태세 구축을 통한 제주관광 경쟁력 향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후 출국 또는 출도한 만 15세 이상 내·외국인 관광객 및 크루즈 관광객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방식은 면접조사다.

실태조사와 관련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제주관광공사 홈페이지(http://www.ijto.or.kr)나 제주특별자치도청 홈페이지(http://www.jeju.go.kr)에서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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