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4사 공동기획] 제주시갑 토론회
민주 경선 vs 국힘 공천 두고 ‘맹공’

 

 

선거구 개편 이후 첫 양자 대결이 성사된 제주시갑에서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고광철 국민의힘 후보(기호 순)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녹취록을 두고 고 후보는 ‘비열한 정치였다’라며 공세에 나섰다. 이에 문 후보가 ‘정치를 잘못 배웠다’고 응수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제주의소리와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언론 4사는 26일 제주MBC 공개홀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주시갑 선거구 후보를 대상으로 초청 TV토론회를 개최했다.

양측의 신경전은 주도권 토론에서 고 후보가 녹취록 문제를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고 후보는 대화 파일의 유출 경위를 캐물으며 통신비밀보호법 등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문제의 녹취록은 더불어민주당 제주시갑 경선을 치른 문 후보와 송재호 국회의원 간 통화 내용이다. 취중 발언이 외부에 공개되면서 송 의원은 정치적 치명상을 입었다.

고 후보는 이와 관련해 “녹취록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유출하지 않는 이상 외부로 나갈 수 없다. 본인(문 후보) 아니면 제3자가 유출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는 통신비밀보호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고 형사처벌 가능성도 있다”며 “검증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는데 통화 내역 공개는 비열한 정치”라고 몰아세웠다.

녹취록 공개 후 송 의원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글까지 소개하며 “사랑을 베풀던 선배에게 뒤통수를 친다는 것은 제주 정서에도 맞지 않다. 비정한 승리였다”면서 비난 수위를 높였다.

문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녹취록 유출 경위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맞섰다. 더 나아가 경선 과정에서 공적인 검증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며 역공에 나섰다.

문 후보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의 목적이 있다. 사적 온정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경선 과정에서 공적인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곧이어 고 후보의 깃발론 발언을 문제 삼으며 화제를 전환했다. ‘제주에서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식의 주장은 도민들의 선택을 폄훼하는 처사라며 되치기에 나섰다.

문 후보는 “도민들이 민주당 후보를 선택한 것이 문제라는 것이냐. 이는 겸손한 태도가 아니”라며 “상대 후보에 사퇴라는 표현도 썼다. 그렇게 쏟아내는 정치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어 “본인은 경선을 통해 당당하게 선출된 후보다. 민주당 경선이 비열하다는 것이냐. 정치가 상호충돌적인 부분이 있지만 가릴 것은 가려가면서 해야 한다”며 충고의 말을 건넸다.

더 나아가 “고 후보는 전략공천을 받고 일주일 후에 제주에 내려왔다. 도당위원장과 예비후보는 탈당까지 했다”며 “귀하의 정당(국민의힘)은 내부 정리가 잘 되고 있냐”고 되물었다.

이에 고 후보는 전략공천 이후 사흘 만에 제주에 내려왔다며 일주일 발언에 대한 정정을 요구했다. 더불어 2018년 도지사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문 후보의 각종 의혹을 재소환했다.

고 후보는 “전략공천 통보를 받고 정리할 부분들이 있어서 3일 뒤에 내려온 것”이라며 “탈당한 두 분(김영진은 복당)에 대해서는 평소 존경했고 줄곧 죄송한 말씀도 전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일주일 발언에 대해서는 정정하면서도 “지난 선거에서 상대 캠프에서 여러 의혹을 제기했지만 단 한 건도 기소되지 않았다. 네거티브와 팩트를 혼돈하지 말라”며 응수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고 후보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호형호제하던 선배를 능욕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았다. 신의와 도의를 저버리는 정치가 아닌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 싸우러 나온 것이 아니다. 정치적 소신과 비전을 이야기하러 나왔다”며 “윤석열 정부와 맞서고 지역경제를 살려낼 다듬어지고 단련된 저를 선택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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