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차 교육이 ‘맛보기’였다면 2회차 교육은 분위기부터 사뭇 진지했다. 아이들은 술과 담배, 게임, 폭력 없는 세상을 주제로 이들 괴물과의 한판 싸움을 준비해야 했다.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의소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학생흡연 등 중독예방․치유프로그램인 ‘중독(흡연) 예방 또래 상담교육’ 2회차가 4일 오전 10시부터 제주벤처마루 10층 세미나실에서 진행됐다. 미리 신청한 중․고등학생 50여명이 참여했다.
진행은 미술치료와 상담심리 전문가인 백경미 남원중 교사가 맡았다. 김형민(무릉초), 허혜경(도련초), 이유경(신성여중), 홍주연(제주제일중) 교사도 도우미로 나섰다.
이날 교육은 8개 모둠별로 △담배 없는 세상 △술 없는 세상 △게임 없는 세상 △폭력 없는 세상 등 4개 주제 중 하나를 정해 그림으로 표현하는 미술치료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림을 그리는데는 준비된 재료들 외에 필요한 것은 직접 사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담배꽁초며 담뱃곽, 심지어 휴지통을 뒤져 술병 뚜껑을 주어온 학생들도 있었다.
담배 없는 세상 주제에 참여한 조예성 학생(제주일중 2학년)은 “아빠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면서도 “프로그램에 참여하다보니까 정말 담배를 피워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말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모둠은 담배 피우는 사람과 피우지 않는 사람의 폐를 대비시켜 담배를 피우지 않은 경우 깨끗한 몸, 세상 이미지를 잘 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들은 술병 뚜껑을 이용해 ‘금주를 합시다’ 글씨를 만들기도 했고, 담배를 부러뜨리고, 담뱃가루를 뿌려 ‘No Smoking!’을 표현하기도 했다.
참여한 학생들 중 유일하게 휴대전화가 없는 현지혜 학생(제주동여중 1학년)은 “핸드폰 게임에 푹 빠진 친구들도 많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게임중독뿐 아니라 담배․술․폭력의 폐해를 ‘과유불급’이란 단어로 정리해줬다.
11월11일 열리는 3회차 교육은 심화 1단계 과정으로 진행된다.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게임에 빠지고, 폭력에 시름하는 몸상태를 표현해보며 중독의 심각성을 체험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