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을 덮친 때아닌 입춘 한파로 인해 수십만 마리의 꿀벌이 집단 동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시 오라동 소재 김용선 씨가 운영하는 양봉농가에서 160군의 벌이 맹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폐사했다.

통상적으로 양봉 상자 단위를 지칭하는 1군의 벌통에는 겨울철 1000마리에서 2000마리의 벌이 생육하고 있다. 이번 한파로 인해 20만 마리에서 많게는 30만 마리 가량의 벌이 동사한 셈이다.

김 씨는 키우던 200군의 벌통 중 졸지에 80% 가량을 잃게 됐다. 한 군당 15만원의 값이 매겨지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 재산피해만 2400만원에 달했다.

김 씨는 "12월만 되더라도 한파가 와도 벌이 견딜 수 있는데, 요즘 추위는 2월에 오니까 버티질 못하더라. 얼어 죽기도 하고, 굶어죽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지금부터 새끼를 쳐도 한 달은 있어야 나온다. 여름에는 한 군에 2만마리씩은 성장해야 하지만 이번에 다 얼어죽으면서 남아있는 벌도 계속 없어질 판"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한편,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지난달 24일부터 한파에 따른 피해상황을 접수받고 있다. 당초 이달 3일까지 예정됐었던 신고 기간은 지난 주말 몰아친 한파로 인해 오는 10일까지로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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