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7시부터 천주교제주교구 주교좌본당 중앙성당에서 ‘87년 제주 6월민주항쟁 30주년 기념미사 및 표석 제막식’이 열렸다.
기념미사는 민주화 열기가 뜨겁던 1987년 당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제주본부 공동대표를 역임한 양영수 총대리신부가 집전했다.
이날 위성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도 현장에서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제막식을 준비했다. 위 의원도 87년 당시 제주에서 민주항쟁을 이끌었던 대학생 중 한 명이다.
위 의원은 “87년 당시 제주대학교 1학년이었다. 기념표석이 들어서는 이 자리에서 밤새 농성하며, 농민가를 불렀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양 신부는 6월항쟁 기념 표석에 정성스레 성수를 뿌리며, 미사를 마무리했다.
기념표석은 중앙성당과 가톨릭회관 사이에 자리 잡았다. 가로 110cm, 세로 65~70cm의 제주 현무암 자연석으로, 김남홍 작가가 제작했다.
미사가 끝난 뒤 이어진 87년 제주지역 민주항쟁 투쟁일지 보고.
5.18광주학살 사진전
가톨릭회관에서의 단식기도 농성
제주지역 대학생들의 시위 가세
시국선언문 발표
이한열 열사의 사망
김윤삼씨의 실명
대통령 직선제 도입 등.
당초 표석이 세워질 후보지는 총 6곳이었다.
제주지역 6월항쟁 발원지인 옛 제주시 종합시장과 시국대회가 열렸던 중앙로 외환은행 앞, 서귀포지역 6월항쟁 발원지인 서귀포 천주교복자성당, 제주대학생들이 교문 밖으로 진출했던 제주대 정문, 김윤삼씨가 경찰이 던진 돌에 맞아 실명한 옛 연동교회 앞.
건립추진위는 제주지역 6월 항쟁의 최후의 보루와 같았던 중앙성당을 표석 제막 장소로 결정했다.
박성용 제주 6월항쟁 기념표석 건립 추진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민주화를 위해 함께했던 고 김영란·오근수·정공철 동지와 함께할 수 없어 슬프다. 주름진 얼굴과 흰머리가 아직 낯설지만, 치열했던 그날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87년 당시 ‘천주교제주교구 가톨릭대학생연합회장'을 역임했다.
6월항쟁 당시 결성된 '민주사회를 위한 제주대 교수협의회'의 시국선언문 ‘민주화의 대열에 동참하며’를 발표했던 고창훈 전 제주대 교수도 이날 제막식을 찾아 “30년 전을 기억하는 의미있는 날이다. 이날을 시작으로 87년 역사가 계속 간직돼 사회가 진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문 주교도 6월 항쟁 당시 제주대학교 가톨릭학생회장으로 민주화운동에 함께했다. 위성곤 의원이 문 주교가 회장을 맡을 당시 가톨릭학생회 회원이었다.
표석을 덮고 있던 흰 천을 걷어낸 뒤 6월항쟁 당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제주본부 공동대표였던 임문철 신부가 기념표석을 직접 낭독했다.
제막식이 모두 끝난 뒤 중앙성당에는 민중가요 '광야에서'가 울려 퍼졌다.
제막식은 87년 제주 6월민주항쟁 30주년기념표석 건립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5.18기념재단,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천주교제주교구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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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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