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답압.마구잡이 식물섭취로 정상부 등 훼손 심각

'섬속의 섬'. 제주도 부속 도서들이 인위적으로 방사한 가축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있다.

서귀포시 문섬과 범섬, 추자도의 무인도 등이 사람이 풀어놓은 염소들로 인해 생태계가 크게 훼손된데 이어 유인도인 비양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비양도는 제주도 부속 도서중에선 가장 늦게 탄생한 섬으로 알려져있다. 이처럼 짧은(?) 연륜은 오히려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내는등 학술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림 앞바다를 배경으로 우뚝 솟은 경관 또한 신비감을 자아낸다. 바다를 뚫고 오름이 솟아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 이곳이 인위적으로 방사한 염소들로 인한 생태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비양봉 일대가 가축에 의한 심한 답압과 먹이식물 섭취로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3일 현장을 찾았을 때도 우려할만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흑염소 10~15마리 정도가 비양봉 위아래를 오가며 보리수나무, 대나무, 억새등을 마구 먹어치우고 있었다. 오름 곳곳에선 배설물 등 염소들이 헤집고 다닌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염소들은 이미 야생화 됐는지 가까이 접근하려면 아주 빠른 속도로 멀리 달아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으로 숨어 버리는데 익숙해져 있었다.

비양도에는 예전에도 가축 방사로 몸살을 앓았던 곳.

이처럼 오랜 세월동안 지속된 방목에 의해 정상부 일대는 붉은 송이층이 드러나는 등 곳곳이 흉칙한 모습을 하고 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복구하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였다.

이와관련 주민들은 수차례 포획을 시도했지만 쉽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북제주군에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한 관계자는 "주인이 알아서 할일"이라며 군에서 나설 성격이 아니라고 말했다. 현재 북군에선 포획 등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있다.

이처럼 방치된 가축에 대해 어느 누구도 관심이 없는 사이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알려진 비양봉은 점점 상처가 커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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