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택상 “고민 중”-고계추 “관심 없다”-김우남 ‘정중동’
金지사, 불출마→신구범 前지사 회동 ‘선거판’ 지각변동 ‘불씨’

김태환 제주지사의 ‘6.2선거 불출마’ 선언 이후 제주정가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17일 김 지사의 전격적인 ‘6.2선거 불출마’ 선언과 그 이튿날 갓 출소한 신구범 前제주지와 김 지사의 ‘의기투합’(?)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도지사선거에 어떤 영향을 몰고 올지 제주정가가 술렁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愼心’과 ‘金心’을 한꺼번에 등에 업고, ‘세대교체를 통한 도민 대통합’이란 슬로건을 내건 ‘제3의 후보’ 출현 가능성이 지방정가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 왼쪽부터 강택상 제주시장, 고계추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김우남 국회의원.ⓒ제주의소리DB
# 강택상 제주시장, “솔직히 고민 중”…공직사퇴 3월4일 ‘데드라인’

그 중심에서는 ‘3K’(강택상, 고계추, 김우남)가 자리하고 있다.

먼저 강택상 제주시장. 이미 지방정가와 관가에 알려졌듯 한 때 강 시장은 ‘야망’을 품었었다. 하지만 자치 시·군 폐지와 특별자치도 출범, 행정시장 임명 등의 과정을 거치며 야망을 접는 듯 했다.

하지만 김 지사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이 다시 그를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강 시장은 <제주의 소리>와 통화에서 “솔직히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전부터 생각은 있었지만, 저야 군인 출신으로 ‘한 번 모시면 끝까지 모신다’. 하지만 변수(김 지사 불출마 선언)가 생겼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제주시의 가장 큰 행사인 들불축제를 앞두고 있다. 일단은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 급선무다. 출마 문제는 축제가 끝난 뒤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공직자가 후보자가 되려면 선거일 전 90일(3월4일)까지는 사퇴해야 한다. 들불축제는 오는 26~28일 열린다. 그에게 고민할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 보인다.

# 고계추 사장, “전혀 고려하지 않아”…愼·金진영 쌍포 지원 땐 ‘메가톤’급 폭발력

고계추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본인은 정작 <제주의 소리>와 통화에서 “지금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손사래를 쳤다.

고 사장이 주목받은 데는, 그가 ‘신구범의 사람들’(삼다회)의 ‘좌장’격이기 때문이다.

신 前지사 지지 그룹에서는 ‘反우근민’ 정서가 여전히 심하다. 그래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우 前지사 쪽을 견제해야 한다는 심리가 강하다.

이는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촉발된 ‘민선 1세대의 아름다운 퇴장’ 논리를 들이댈 경우 쉽게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는 정치공학적 계산도 깔려있다.

고 사장은 “신 지사 지지그룹에서 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워낙 反우근민 정서가 심하다 보니까 힘을 모아볼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를 찾는 중에 내 이름이 거론된 모양”이라며 “지금은 공사 업무에 전념할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렇지만 고 사장이 신 前지사 지지층과 김 지사 지지그룹을 아우를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은 여전히 그를 선거판을 한방에 뒤집을 수 있는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하는 이유다.

고 사장 역시 공직선거에 나서기 위해서는 ‘공기업 임원도 공무원 신분에 준해’ 선거일 전 90일(3월4일)까지는 사퇴해야 한다. 그 역시 고민할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 김우남, 金지사와 인척 정치유산 상속 1순위…언제든 출격 가능한 ‘潛龍’

‘포스트 김태환’을 얘기하면서 가장 하이라이트를 받는 인물이 바로 김우남 국회의원(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이다.

김 의원은 그 동안 지인들에게 김 지사가 불출마하는 상황을 전제로 자신이 도지사선거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수차례 피력해온 바 있다.

김 의원은 알다시피 김 지사와는 인척이다. 구좌 출신이라는 지역적 동질감까지 더해 김 지사의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을 대타를 꼽으라며 김 의원을 1순위로 꼽히는데 정치권에서도 이론의 여지가 없는 편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일단 신중한 표정이다. 자신의 출마여부보다 ‘金지사 불출마’ 선언 이후의 정국의 흐름과 민심을 읽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직 2선 국회의원이면서 도당위원장까지 맡고 있어 언제든 출격이 가능하다는 점은 여전히 그를 언제 부상할 지 모를 ‘潛龍’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민주당의 당헌·당규에 도당위원장의 지방선거 출마 제한(사퇴시기) 규정이 있긴 하지만 예외규정 또한 있어 도지사선거 출마에 따른 빗장은 풀린 상태다.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과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불씨’를 제공한 전·현직 지사의 회동, 오는 6.2 도지사선거 지형을 어떤 식으로 바꿔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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