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상임위 계수조정, 206억2444원 삭감…144억 유보금 돌려 예결위 담판 예고

제주도의회가 4조4493억원 규모로 편성된 제주도의 2017년도 예산안에 대해 5개 상임위별 계수조정를 통해 206억2444원을 삭감, 재조정했다.

증액을 최소화하긴 했지만 삭감예산의 73%를 내부유보금으로 돌려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 때 담판을 짓겠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제주도의회는 1일 밤늦게까지 5개 상임위원회별로 2017년도 제주도 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 작업을 벌여, 세출부분에서 총 206억2444만원을 삭감했다.

상임위별로는 △행정자치위원회 33억7800만원 △보건복지안전위원회 40억5400만원 △환경도시위원회 50억4100만원(특별회계 9억6000만원 포함)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28억544만원 △농수축경제위원회 53억4600만원 등이다.

예년과 비교하면 예산규모가 늘었음에도 삭감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도 예산안 심사 때 347억4513만원 삭감, 2016년도 예산안 심사 때는 207억2685만을 삭감한 바 있다.

무엇보다 매해 관행적으로 되풀이해온 덩어리 큰 예산을 삭감한 후 지역구별로 자잘한 사업들로 쪼개는 식의 ‘증액 잔치’가 사라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삭감된 예산 중 55억5900억원(27%)만 도정예산 편성과정에서 누락된 각종 사업비로 증액(일부 신규 비용항목 설치) 편성을 최소했다. 삭감예산 중 5억8000만원(특별회계)는 예비비로, 144억8544만원은 내부유보금으로 돌렸다.

상임위별 계수조정이 마무리됐지만 5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현미경’심사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다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임위에서 ‘내부유보금’으로 대거 편성한 것은 예결위 최종 계수조정 때 상임위 한계를 넘어 지역구 예산 등으로 편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행정자치위원회, 33억7800만원 삭감 후 10억5000만원 증액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충홍) 계수조정에서는 세출부분에서 33억7800만원이 삭감됐다.

우선 제주미래비전 주요핵심과제실현방안 연구용역비로 7000만원이 편성된 것에 대해 17억원이 소요된 제주미래비전과 중복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액 삭감했다.

이 밖에 주민참여예산 사업 발굴 컨설팅 지원 1억원, 빅데이터 활용확산 컨퍼런스 3000만원,무선네트워크 탐지시스템 장비도입 3억원, 개인정보보호 접근기록관리시스템 구입 7000만원 등도 전액 삭감했다.

행자위는 삭감된 예산을 읍·면·동 주민불편사항 해소 사업비로 증액하는 한편 23억2800만원은 내부유보금으로 돌렸다.

◇보건복지안전위원회, 40억5400만원 감액 후 7억만 증액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김용범)는 계수조정을 통해 소관 예산 352억2525만원 중 40억5400만원을 감액했다.

택시유류세 연동보조금 87억4252만원 중 12억, 버스업체 유류세 연동보조금 72억4000만원 중 5억, 화물운수업계 유류세 연동보조금 107억6500만원 중 10억 등이 삭감됐다.

유류세 보조금 외에도 △제주보훈회관 건립 실시설계용역 2억8000만원 중 1억5000만원 △CCTV 설치사업 22억8572만원 중 5000만원 △신규 버스요금제 교통카드시스템 구축비 지원 4억6800만원 중 1억5000만원 △표선면사무소 앞 공영주차장 조성 40억원 중 1억 등이 삭감됐다.

△제주형 작은 결혼식 확산사업 5000만원 △소통과 돌봄 스마트앱 구축사업 3000만원 △난임부부 지원사업 2000만원 △난임부부 항공료 지원 1000만원 등은 전액 삭감됐다.

삭감된 예산 중 △보행자 인도시설 교체공사 9000만원 △경로당 운영 및 시설지원 2000만원 △천지동경로당 증축 2억 △소규모 배수개선사업 9000만원 △지방하천 정비사업 1억 △공영주차장 시설 및 보수정비 2억 등으로 총 7억원을 증액했다. 나머지 33억5400만원은 내부유보금으로 돌렸다.

◇환경도시위원회, 47억670만원 감액 후 18억7000만원 증액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는 계수조정을 일반회계에서 41억3500만원, 특별회계에서 9억600만원을 삭감하는 등 총 50억4100만원을 감액, 조정하는 것으로 수정 의결했다.

역사문화자원 복원을 위한 부지매입비 30억원이 전액 삭감된 것을 비롯해 제주국립공원 지정 구역설정 조사비용 5억원 중 2억원이 감액됐다.

자연환경해설사 활동지원 4500만원과 구도심 스마트관광 인프라 구축사업 3억원은 전액 삭감 조정됐다.

제주도 본청 민간경상보조금으로 편성된 박스류 등의 재활용품 자원순환장려금 2억원은 삭감된 후, 행정시 예산으로 증액 재편성됐다. 삭감된 예산 중 30억2200만원을 내부유보금으로 돌렸다.

특별회계 분야에서는 시민복지타운 광장분수대 유지관리 2200만원 등 일반회계 중복편성 등을 이유로 총 9억600만원을 삭감했다. 삭감예산 중 5억8000만원은 예비비로 돌렸다.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세출예산 28억 감액 의결…증액 ‘없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위원장 김희현)은 계수조정을 거쳐 세출부분에서 총 28억544만원을 삭감하는 것으로 수정 의결했다.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 때 특혜 논란이 제기됐던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과 관련해 기록물(백서, 화보집, 영상) 발간사업비(1억)가 아직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점과 민간에서 추진한 사업에 대한 백서발간은 부적절하다며 5000만원을 삭감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 운영비로 편성된 16억원의 경우 6억원이 삭감됐다. 재단 육성기금이 별도 지원되면서 ‘이중 지원’으로 판단되고, 가칭 종합예술인회관 건립은 별도 예산으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제주문화예술활성화 시책사업 4억원 중 2억 △제56회 탐라문화제 개최 13억원 중 1억 △문학인세미나 개최 2억원 중 1억 △체력인증센터 운영 1억6500만원 전액 △제주신화의 정원 서천꽃밭조성 1억원 중 5000만원 등이 삭감됐다.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는 이번 예산심사에서 ‘감액사유’를 별도 명시한 뒤 증액편성 없이 그대로 예결위로 넘겼다.

◇농수축경제위원회, 49억3700만원 삭감 후 17억700만원 증액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현우범)는 1일 2017년 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을 거쳐 세출부분에서 총 53억4600만원을 삭감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로 불똥을 맞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예산이 유탄을 맞았다. 운영지원금(출연금) 47억원(국비 27억, 도비 20억) 중 도비 5억이 감액됐다.

‘창조경제’ 관련 예산은 정치권에서 ‘최순실 예산’으로 분류되면서 대폭 삭감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5억만 삭감돼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반면 △아시아 풍력에너지 박람회 행사지원(민간행사사업 보조금) 3억원 △내연기관 차량 대차 전기차 보조금 지원 12억원(민간자본보조)은 전액 삭감됐다.

농수축경제위원회는 삭감된 예산 중 29억7600만원은 내부 유보금으로 돌렸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5일부터 7일까지 제주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모두 마무리한 뒤 8~9일, 12~13일 4일간 계수조정을 벌일 계획이다.

임기 후반으로 접어든 시점에서 도정과 의회가 ‘증액 예산’ 협의를 원만하게 이뤄낼 수 있을지, 아니면 144억여 원에 달하는 내부유보금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파열음이 나올지 예결위 계수조정 결과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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