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와 현대미술을 접목한 시도로 주목받는 융합서예술가 한천 양상철 작가가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KBS제주방송총국 전시실에서 아홉 번째 개인전 <제주의 바람에 실어>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세 차례의 서울 전시 이후 4년 만에 가지는 고향 전시다. 돌가루, 석고, 섬유, 쇠, 나무 등을 사용해 서예와 접목한 현대 서예작품 35점과 국제전 및 서예비엔날레 초청작, 신작 등 전통 서예작품 20점이 전시된다. 

전시 평문을 작성한 전은자 이중섭미술관 큐레이터는 “예술작품은 상징의 배열과 의미의 중첩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의미에서 양상철의 작품은 ‘이미지+기호’가 주는 하이브리드(Hybrid)적 묘미가 있다”며 “결국 그의 미학적 구조는 최초 인류가 선택한 주술적 구상성과 진화한 문명의 추상성, 그리고 현대에 와서 이 둘을 혼용한 21세기 이미지로 존재한다”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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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상철의 작품 <오래된 기억>. 사진 제공=양상철.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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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상철의 작품 <박(璞)-옥돌>. 사진 제공=양상철.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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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상철의 작품 <육부행열도+침묵의 숲>. 사진 제공=양상철.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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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상철의 작품 <반추된 선사>. 사진 제공=양상철. ⓒ제주의소리

작가는 “전통의 보존을 위해 쓰고 읽는 서예도 필요하지만, 우리 시대에 서예의 생명력과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는 서예’로 바꿔야 한다”면서 “서화동원(書畵同源, 문자와 그림의 근원은 같다)의 시각에서, 갑골의 상형문자에서 신석기 암각과 부호에 이르기까지 문자의 영역을 확대해 회화와 융합함으로써, 직관적으로 보고 상상할 수 있도록 한다”고 자신의 작업 방향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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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상철 작가. ⓒ제주의소리

양상철은 중학교 시절 소암 현중화 선생에게 가르침을 받았으며 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상을 수상했다.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러시아, 네덜란드 등 국제전과 세계서예비엔날레, 한국대표작가전 등 다수의 초대전과 단체전 등에 참가했다.

최근에는 예술의 전당과 AGI(국제 문자디자인협회)가 공동 주최한 <한글書+라틴 타이포그래픽-문자문명의 만남전>에 한국 작가로 참여했다. 전시 개막은 11월 1일 오후 5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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