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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우홍 제주도부교육감이 29일 오전 10시30분 교육청에서 제주학생 중독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각종 중독 통계 전국평균 웃돌아...이석문 교육감 “중독 줄여라!” 지시에 첫 종합대책 발표

음주와 흡연을 많이하고 운동은 하지 않는 제주 어른들의 생활 패턴을 따라 제주의 아이들도 술과 도박 등 쾌락 추구적인 놀거리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중독 현상에 대한 가정과 사회적 방치가 심해지자 제주도교육청이 이석문 교육감의 특별 지시에 따라 처음으로 ‘제주학생 중독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전우홍 제주도 부교육감은 29일 오전 10시30분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생 중독예방 전담기구 구성과 운영 방향 등 청소년 중독 대책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제주에서 인터넷과 스마트폰 게임, 도박, 유해사이트 등 자극적이고 쾌락적인 중독 현상을 보이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도교육청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도내 학생 인터넷과다사용자 비율은 10.0%로 전국 평균 7.3%를 웃돌았다. 스마트폰 과다사용자 비율도 12.4%로 전국 10.0%보다 높다.

조사는 여성가족부에서 마련한 진단조사를 기준으로 했다. 대상으로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와 고등학교 각 1학년 학생이다.

2015년 기준 도내 학생들의 도박위험 수준은 문제수준(Red)이 3.7%, 위험수준(Yellow)이 7.1%로 전국 평균 1.1%, 4.0%와 비교해 최대 3배 이상 높았다.

일부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불법으로 달팽이레이싱과 사다리게임, 스포츠토토 등 돈을 걸어 따내는 사설 사이버 도박을 즐기고 있다. 도박으로 100만원 이상 잃은 학생도 43명이나 됐다.

흡연과 음주도 심각하다. 지난해 남학생의 흡연율은 14.2%로 전년도 10.9%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전국 평균이 14.0%에서 11.9%로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남학생의 위험음주율도 전년도 44.4%에서 50.0%로 증가했다. 이는 전국 평균 48.2%를 웃도는 수치다. 위험음주률은 남자의 경우 1회당 소주 5잔 이상 마신 경우에 해당한다.

학생들이 처음 흡연을 접한 나이는 지난해 기준 12.7세, 음주는 13.0세로 대부분 중학교 입학 시즌에 이뤄졌다.

제주 학생들의 흡연과 음주는 어른들의 통계와도 일맥상통한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하는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제주는 강원도와 함게 음주와 흡연 비율 최상위권을 유지해 왔다.

도교육청은 중독이 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치유 프로그램을 계획했지만 학부모의 동의 등을 얻지 못해 체계적인 상담과 치료에 나서지 못했다. 전담교사 등 전문성 부족도 한몫했다.

이에따라 교육청은 학생 중독예방 전담기구를 구성하고 교사용 매뉴얼을 개발해 공유하기로 했다. 중독 유형별 치료지원 시스템도 구축한다. 각 학교별 맞춤형 교육도 권장하기로 했다.

아이들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학부모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중독 예방을 위한 학부모용 대응 매뉴얼을 배부하고 필요시 자녀의 통장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부모와 조손, 저소득층 등 취약가정에 대해서는 매월 한차례 정기적인 교육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제주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유관 기관의 협조체제도 구축하기로 했다.

전우홍 제주도 부교육감은 “중독현상을 방치할 경우 개인적 불행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발전된다”며 “더 많은 아이들이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예방교육은 담당부서별 단편적 접근으로 한계가 있었고 조기발견과 치료 등 절차적 관리와 지원 체계도 미흡된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전 부교육감은 이에 “기존 한계점을 극복하기위해 예방 중심의 통합적 접근에 나설 것”이라며 “단계별 상담과 치료, 재활까지 추진해 중독 문제를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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