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철거 작업이 진행중인 제주 최초의 극장 현대극장. ⓒ제주의소리

한때 제주지역 문화예술계에서 대한민국 근대유산 지정 움직임까지 일었던 제주시 원도심 (성내) 내 옛 현대극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2018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오전, 육중한 중장비가 건물 철거에 나섰다. 제주 최초의 극장 건물이 허물어지는 순간이다. 

현대극장 소유주는 지난 7일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제주시에 신고했고, 20여일만에 실행에 옮겼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행정에서 현대극장의 문화,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매입을 타진하려고 최근까지도 소유주와 만났지만, 의견을 조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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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철거 작업이 진행중인 제주 최초의 극장 현대극장. ⓒ제주의소리

현대극장은 1944년 제주극장이란 이름으로 도내 최초로 문을 열었다.

무성영화와 연극 등 다양한 공연이 진행된 복합문화공간이었다. 제주도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나 일대가 점차 공동화되면서 자연스레 역할도 축소됐으며, 최근까지 공간 대부분이 폐건물로 남았다.

제주시 원도심(성내) 활성화 운동 등과 함께 현대극장의 역사성이 높이 평가받으면서 제주시가 매입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금액 차이로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 제주시는 10억원을 들여 매입하려 했다.

문화·예술 기업인 아라리오 뮤지엄 측도 현대극장 매입을 추진했지만 불발됐다.

현대극장은 2017년 제주도가 실시한 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았다. 가장 위험한 단계인 E등급은 건물 전체나 일부를 철거 또는 보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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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거 직전 현대극장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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