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UNESCO)가 인증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는 다양한 야생식물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섬 전체가 한라산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제주는 해안 저지대에서 오름과 하천, 곶자왈, 그리고 백록담 정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과 지역에 분포하는 야생식물들이 오랫동안 생태계를 이루며 뿌리 내렸습니다. 멸종위기 식물에서부터 지천에 퍼져 있는 야생식물까지 능히 식물의 보고(寶庫)라 할 만합니다. <제주의소리>가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 자라는 식물의 가치를 널리 알려 지속적인 보전에 힘을 싣기 위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를 카드뉴스 형태로 매월 격주로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9. 흰괭이눈 
(Chrysosplenium pilosum var. fulvum [N.Terracc.] H.Hara) -범의귀과-

제주는 올해 2월초부터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식물이야기편 오늘은 흰괭이눈 식물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옛날에는 고양이를 '괭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괭이눈속’은 꽃이 지고 열매가 익어갈 때 씨앗을 감싸던 씨방이 벌어지는 모습이 고양이 눈을 너무나 닮아 있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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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눈속이 고양이의 눈을 닮았다고는 하는데 꽃이 핀 모양에서 따온 것인지, 열매가 맺힐 때의 모습에서 따온 것인지는 조금씩 해석이 다르긴 합니다. 어쨌거나 고양이 눈에서 온 것은 공통된 의견이라 하겠습니다.

식물도감이나 책에서 괭이눈의 설명을 보면 

▲ 고양이가 햇살 좋은 날 눈을 지그시 감고있는 모습과 같다.
▲ 햇볕을 받은 고양이의 눈의 동공이 수축하여 세로로 길쭉하게 보이는 모습이, 마치 괭이눈의 열매가 맺힐 때 수축하면서 속이 길쭉하게 패여진 모습에서 유래한다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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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눈 종류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는 괭이눈 종류를 10여종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의견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제주에서는 흰괭이눈을 시작으로 산괭이눈, 그리고 깊은 산속 계곡에서 선괭이눈 정도가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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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은 마주나고 잎 끝에는 물결모양의 둥근 톱니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꽃이 필 때는 꽃잎처럼 보이는 노란 꽃받침 4개가 올라와 수술 8개와 암술 2개를 보호합니다.

이른 봄 곤충을 유인하기 위하여 꽃 주변의 잎을 노랗게 물들여 큰 꽃처럼 보이게 하는 위장술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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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눈 앞에 접두어(흰)가 붙은 것은 줄기와 잎 전체에 흰 털이 밀생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런 연유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흰털괭이눈'으로 불렸던 식물입니다. 괭이눈 종류 중 꽃이 가장 크다는 이유로 '큰괭이눈'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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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크기는 작은 편에 속하는데 그 크기가 100원짜리 동전을 연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주 작지만 그 안에 노란 꽃망울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제주에서 설중의 흰괭이눈을 만날 수 있었는데, 너무 많이 내려 꽃을 덮어 버리는 바람에 그냥 돌아온 적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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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괭이눈의 꽃말이 '골짜기의 황금'이라고 합니다. 제주에서는 곶자왈이나 깊은 숲속에 살아가고 있는 식물입니다. 

<제주의소리> 독자 여러분께 골짜기의 황금을 선물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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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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