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UNESCO)가 인증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는 다양한 야생식물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섬 전체가 한라산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제주는 해안 저지대에서 오름과 하천, 곶자왈, 그리고 백록담 정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과 지역에 분포하는 야생식물들이 오랫동안 생태계를 이루며 뿌리 내렸습니다. 멸종위기 식물에서부터 지천에 퍼져 있는 야생식물까지 능히 식물의 보고(寶庫)라 할 만합니다. <제주의소리>가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 자라는 식물의 가치를 널리 알려 지속적인 보전에 힘을 싣기 위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를 카드뉴스 형태로 매월 격주로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23) 동백나무겨우살이 (Korthalsella japonica Engl.) -겨우살이과-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이번 주는 동백나무겨우살이를 소개해 드립니다.

동백나무겨우살이는 동백나무에만 기생하는 것은 아니라 동백나무, 광나무, 감탕나무, 사스레피나무 같은 상록활엽수에 기생하기도 합니다. 줄기가 가늘고 연약할 뿐만 아니라 잎이 퇴화돼 돌기처럼 달려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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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녹색을 띄는 동백나무겨우살이는 줄기에 가지를 많이 치고 잎은 퇴화돼, 마디 사이의 끝부분에 돌기처럼 달립니다.

겨우살이는 세계적으로 1400여 종류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참나무겨우살이, 꼬리겨우살이, 겨우살이, 붉은겨우살이, 동백나무겨우살이 등 5종류가 있습니다. 습기가 많은 섬지방이나 고산지대 이슬이 많은 곳에서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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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가지에 아직 남아 있는 꽃을 담아 보았습니다. 너무나 작아 접사렌즈를 통해 겨우 담아 보았습니다. 도감 설명을 보면, 동백나무겨우살이 꽃은 봄인 4월경에 핍니다. 어떤 도감에는 4~8월까지 피고 10~12월에 열매가 익는다고 하는데, 제주에서는 늦게까지 꽃을 볼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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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동백나무겨우살이를 노래한 유유님의 시 한 편 만나 보겠습니다. 

연구 대상 동백나무겨우살이
유유 

돋보기가 필요할까
현미경과 망원경으로 보는 서로 다른 세상
기껏해야 눈으로 보는 정도
원심분리기의 성분 분석도 나열에 불과하다

오해와 진실의 차이
남의 몸에 빨대 꽂고 피 빨아 먹는 존재이며
몇 년 내 신세 진 나무 죽인다
그래서 죽은 나무 본 적 있는가
오해는 진실속에서 피 빨아 먹는 해충이다

동양의 한약 처방과 서양의 생약 요법
현대엔 무슨 질병 그리도 많아서
산야의 희귀식물들을 슬프게 하는가
인간 도울 수 있다면 거들어 주기는 하겠지만
살아남아야 가능한 일이다 

동백나무 꽃 필 때면 더욱더 관심 받으니
어디로 숨어야 할까나

우리나라 겨우살이 종류들을 편집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참나무겨우살이, 꼬리겨우살이, 겨우살이, 붉은겨우살이, 동백나무겨우살이 등 5종류로 분류합니다.


겨우살이는 어떤 나무에 기생하느냐에 따라 한방에서는 달리 부른다고 합니다. 소나무에 기생하는 것을 '송라·여라', 뽕나무에 기생하는 것을 '상기생', 참나무에 기생하는 건 '유기생·곡기생'이라고 합니다. 동백나무겨우살이는 '백기생'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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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마치 눈이 달린 것처럼 초록색의 아주 작은 구슬같은 열매를 달고 있습니다. 마디의 윗 끝에 돌기처럼 달려 있는 것이 마치 아주 작은 선인장 형태를 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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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겨우살이 종류들의 꽃말이 '인내'라고 합니다. 춥고 긴 겨울에도 참고 견디어 열매를 맺는 습성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겨울로 접어 드는 12월을 맞아 추워지는 날씨에 봄을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제주의소리> 독자분들 가정에 늘 행복과 건강이 충만하시기를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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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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