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인력 현장 대기 '불씨' 주시…초동진화 실패 큰 피해

18일 오후 발생한 산방산 불이 하루가 지난 19일 오전 7시40분께 일단 진화됐다.

그러나 현장에선 오전 10시까지도 군데군데서 연기가 피어오르는등 불씨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따라 소방대원과 공무원등 430여명은 각종 소방장비를 동원, 이 시각 현재 현장에 대기하면서 혹시나 불씨가 되살아나지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세가 워낙 험해 사람의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남 영광에서 날아온 산림청 헬기도 불이 재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계속해서 물을 뿌리고 있다.

제주도소방방재본부는 이번 불로 산방산 중턱의 소나무 지대와 정상부 희귀식물 지대등 3000평 정도가 소실된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또 20~25년생 해송 150그루와 30~35년생 활삼목 300그루 정도가 불에 탄 것으로 집계했다.

구실잣밤나무를 비롯해 참식나무 후박나무 생달나무 육박나무 돈나무 가마귀쪽나무 등 해안식물과, 암벽에 자생하는 지네발란 풍란 석곡 섬회양목 등 희귀수종 역시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 피해상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발화 지점 인근에서 쓰레기를 소각한 G사찰 관계자를 대상으로 쓰레기 소각때 나온 불씨가 산불로 이어졌는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해발 395m인 산방산은 암벽 희귀식물지대(24만7천935㎡)가 천연기념물 제376호로 지정돼있다.

한편 이번 불이 초동 진화에 실패한 것은 산불진화용 헬기가 제때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제주도 부속도서와 산악지대에서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진압시기를 놓쳐 희귀식물들이 소실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소방방재본부는 이날 불이 난지 경찰과 해경 등에 헬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진화장비미비 등의 이유로 무산됐고 가까스로 전남 영암에 있는 산림청 헬기가 투입됐지만 불은 이미 크게 번진 뒤였다.

지난 2000년 2월 서귀포시 섶섬 화재 당시에도 헬기가 제때 투입되지 않는 바람에 희귀수종들이 큰 피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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