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세 험해 진화 못해…희귀수종등 막대한 피해 우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산방산에서 불이 나 오후 5시30분 현재 정상쪽으로 번지고 있다.

18일 오후 3시43분께 남제주군 안덕면 산방산 중턱의 광명사(寺)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관과 경찰, 군, 의용소방대, 남군 공무원 등 1080여명이 19대의 소방차량과 등짐펌프 등을 총동원,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10여일째 계속된 건조한 날씨와 현장의 험한 경사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은 바닷바람을 타고 정상쪽으로 계속 번지고 있다. 이 시각 현재 6만여평중 800여평이 불에 탔지만 피해면적이 급속히 늘 것으로 예상된다.

설상가상으로 날이 어두워지고 있어 불길을 잡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소방방재본부는 인력만으로는 불길을 잡기가 도저히 힘들다고 보고 산림청에 소방헬기를 지원해주도록 긴급 요청했다. 현장 부근 도로는 현재 모든 차량의 통행이 봉쇄됐다.

경찰은 이날 화재 현장 부근에서 쓰레기를 소각한 주민을 대상으로 연계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화재원인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진화에 나선 주민 양시경씨는 "수천명이 동원됐지만 험한 산세 때문에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헬기 역시 산방산을 한두차례 선회하다 돌아갔다"고 현장 소식을 전한 뒤 "산방산처럼 험한 곳들에 대한 소방대책이 없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영주10경의 하나로 경관이 빼어난 산방산 암벽식물지대는 천연기념물 제376호로 지정될 정도로 희귀수종이 많아 금액으로 따질수 없는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곳에는 지네발란, 풍란 등이 자생하고 있으며 특히 지네발란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수종이다. 산방산에서 자라는 유관속 식물만 79과 186속 33변종 1아종 등 모두 235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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