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김태환 지사-박영부 시장 3자 회동서 출마 뜻 밝혀
한나라당 입당 타진...김우남·고계추 출사표도 초읽기 예고

김태환 제주지사의 ‘6.2선거 불출마’ 선언 이후 ‘D-99일’을 남겨 놓고 있는 차기 도지사 선거 무대에 ‘세대교체’ 바람과 ‘제3후보론’이 지방정가의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3의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중인 '3K(강택상.고계추.김우남)' 중 강택상 제주시장이 결국 출사표를 던진다.

▲ 22일 제주시 주최로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열린 '365친절운동 출정식'에서 김태환 지사는 격려사를 통해 여러차례 '강택상 제주시장'의 이름을 반복 거명하며 강 시장의 '존재감'을 유난히 돋보이게 하는 등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이날 격려사를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는 김태환 지사에게 강택상 시장(왼쪽)이 주차장까지 쫓아나와 배웅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강택상 시장, 3월3일 제주시장 퇴임→도지사 선거 출사표, ‘준비 땅!’

22일 복수의 제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강택상 시장은 오는 3월2일까지 행정시장 공식 업무를 마무리하고 3일 제주시민회관에서 퇴임식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시장은 오는 26~28일 제주시 최대 축제행사인 정월대보름들불축제와 3일 폐회하는 제268차 제주도의회 임시회 일정, 공직선거법에 따른 공직자 후보자의 선거일 90일 전(3월4일) 사퇴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통분모 일(日)인 3월3일을 퇴임 날짜로 잡았다.

갑작스런 김 지사의 불출마 결정으로 예상치 못한 결정을 하게 된 강 시장은 출마 결심을 일찍 굳히고 남은 석 달을 인생 최대 도전에 뛰어들려고 하고 있다. 그만큼 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이와 관련 강 시장은 일요일인 지난 21일 저녁 시내 모 호텔에서 김태환 지사와 저녁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세대교체를 통한 도민 대통합’이란 슬로건을 내걸기 위해 첫 번째 관문이나 다름없는 ‘金心’을 얻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약 한 시간가량 이어진 이날 회동에는 박영부 서귀포시장까지 함께 했다.

# 김태환-강택상-박영부, 21일 저녁 '조용한 만남'...무슨 말 오갔을까?

이 자리에서 강 시장은 김 지사에게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오는 3월2일을 끝으로 제주시장 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지사가 어떤 입장을 보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

다만 김 지사에 의해 제주시장으로 발탁된 강 시장은 자신이 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킨 김태환 도정의 정치적 성과를 계승 발전시킬 적임자임을 강조, 이번 선거에 지지를 호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22일 오후 제주시 주최로 국립제주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365 친절운동 출정식’에 참석한 김태환 지사는 원고 없이 즉석에서 행한 격려사를 통해 자생단체장 등 약 300여명의 참석자들에게 ‘강택상 제주시장’의 이름을 유난히 반복 거명하며 강 시장의 ‘존재감’을 높여줬다.  

그러나 정작 김 지사가 강 시장이든 아니면 또 다른 인물이든 이번 지방선거에서 ‘제3의 후보’에 손을 들어줄지에 대해선 아직 미지수라는 관측이 대세다. 김 지사가 지난 주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더 나은 제주미래와 갈등해소를 위해 철저한 선거중립’을 선언한 마당에 불출마를 선언해놓고 ‘대리전’을 편다는 인상을 줄 경우 ‘용퇴’로 평가받고 있는 자신의 불출마의 취지가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 22일 '365친절운동 출정식'에서 김태환 지사와 강택상 시장이 파안대소를 나누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강 시장, 육사동창 김태영 국방장관 통해 한나라당 ‘입당 노크’?

강택상 시장의 정당선택도 관심사다. 강 시장은 퇴임 후 여당인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그는 29기 동기인 김태영 국방부장관을 통해 한나라당 중앙당 MB계 인사들과 접촉을 시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강 시장은 지난 주말 <제주의소리>와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제주시의 가장 큰 행사인 들불축제를 앞두고 있다. 일단은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 급선무다. 출마 문제는 축제가 끝난 뒤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라며 ‘출마’여부를 밝히는데 매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강 시장은 그러나 만 하루만인 22일 <제주의소리>와 만난 자리에서 “들불축제를 잘 마무리해놓고 (출마여부를) 밝히는 것이 도리라 생각한다”면서도 ‘출마결심은 이미 굳힌 것 아니냐’는 거듭된 질문에 “들불축제에 불이 잘 붙으면…, 불은 잘 붙을 것”이라는 우회적 표현으로 출마의사를 에둘러 밝혔다.

특히 ‘일요일 저녁회동에서 김 지사로부터 (선거출마와 관련) 격려의 이야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강 시장은 “오늘 친절운동 출정식 격려사에서 김 지사께서 제 이름을 모두 네 차례나 또박또박 거명 해주셨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김태환 지사의 6.2지방선거 ‘용퇴’ 결정으로 ‘제3의 후보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강택상 시장의 퇴임을 필두로 강 시장과 함께 제3의 후보군으로 주목받고 있는 고계추 제주도지방개발공사 사장과 김우남 국회의원(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의 잇단 공직사퇴가 다음 달 초 도미노처럼 이어질 지 도민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