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힘!] 도의원선거 ⑩제10선거구(제주시 연동甲)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첫 4년을 정리하고 향후 새로운 4년 동안 진정한 주민자치 실현에 도전할 제9대 도의원선거가 6월2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선거라는 점에서 도민들은 출마 후보자들의 정책이나 공약발표 등을 냉정히 평가해 책임 있는 후보자를 선출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요구받고 있다. 이에 <제주의소리>는 유권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예비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정책대결을 유도하는 [유권자의 힘!] 연재를 선거구 순서대로 싣는다. <편집자>

# 전통적 보수 성향 강세 지역…보수 vs 진보 후보 ‘2파전’ 전망

동·서 2개의 선거구로 나눠진 제주시 연동. 이 중 동쪽인 제10선거구(연동 1~21통, 37통)는 제주도청, 의회, 교육청, 경찰청 등이 밀집된 행정중심지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문화칼라 4거리에서 해군방어사령부까지 동쪽 지역을 포괄한다.

신제주 건설 초기부터 살고 있는 ‘토박이’가 많은 곳으로 상권과 주택가가 혼재된 특성을 포이는 곳이다. 정치 성향은 ‘보수’ 색깔이 강하다. 오죽하면 한나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을 ‘떼 놓은 당상’이라는 말이 돌 정도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고충홍)-열린우리당(문석종)-민주당(부임춘)-무소속(이상윤) 4명의 후보가 나서, 한나라당 후보가 열린우리당 후보를 600여표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6.2지방선거에는 현역인 고충홍 의원(62.한나라당)과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진보신당 서군택 도당 사회복지위원장(51) 등 2명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제1야당인 민주당에서 아직까지 후보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는 실정이다.

출마가 거론되던 문석종 前제주교역 대표이사는 출마의 꿈을 접었고, 이상윤 前제주시의회 부의장은 제11선거구(연동乙)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지만 현재까지 등록한 예비주자는 없는 상태다. 이미 출사표를 던지 2명 외에는 출마가 거론되는 인사도 없어 6.2선거는 ‘2파전’으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 고충홍(한), “현안해결 경륜 있어야”…“한나라당 강세 지역, 끝까지 최선”

▲ 고충홍 의원(한나라당).ⓒ제주의소리
연동에 30년 가까이 살았지만 원래 고향은 애월읍(하귀)이다. 30대에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을 하며 일찌감치 정치 감각을 익혔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때 정치에 입문한 정치신예지만 무난히 지방의회에 입성한 케이스다. 8대 의회 전반기 때는 부의장, 후반기에는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맡아 ‘부드러운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4년은 한마디로 ‘단련기’였다. 이제야 의정활동이 뭔가를 터득하는 것 같다. 한번은 더 일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로 ‘재선’ 의지를 다졌다.

고 의원은 또 “성공적인 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를 만드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 특별자치도 추진 과정에서 도민사회에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데, 의회가 ‘갈등 중재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통합의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의회에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도 했다.

지역현안으로는 연동 문화의 거리를 관광명소로 만드는 일과 함께 로얄호텔 앞 공영주차장 증설문제, 제주MBC 동측 도로 확장 등을 꼽고는 “이러한 지역현안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도 집권여당의 힘 있는 의원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 판세를 묻는 질문에는 “앞으로도 기간이 많이 남아 있어 변수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곳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여 온 곳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다보면 무난히 이길 수는 있을 것”이라고 승리를 자신했다.

# 서군택(진보), “도정의 거수기 전락 의회도 심판 받아야”…‘물갈이론’으로 승부수

▲ 서군택 후보(진보신당).ⓒ제주의소리
진보신당 서군택 후보는 노동자 출신이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수석 부위원장을 거쳐 지금은 지도위원을 맡고 있다. 의료민영화 및 국내영리병원 저지 제주대책위 공동대표를 맡아 영리병원(투자개방형 병원)을 추진하는 제주도정과 대척점에 서 있다.

서 후보는 “도민의 민생문제는 뒷전인 채 군사기지, 영리병원, 관광카지노, 케이블카 등의 갈등정책으로 제주사회를 양분시키는 제왕적 도지사를 견제하지 못하고, 거수기로 전락한 제주도의회를 심판해야 한다”는 말로 출마의 변을 대신했다.

그는 또 “비록 전국대비 1% 지역이지만, 마루타처럼 표본실의 청개구리처럼 정치적 실험장이 되고 있는 제주를 이대로 놔둬선 안된다”며 “진보정당의 후보가 입성, 도정의 거수기로 전락한 도의회를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지역현안으로는 노인문제와 중소영세상인 문제를 꼽고는 △국공립 장기요양기관 설치 및 맞춤형 건강서비스 확대 △재래시장·소상공인 보호조례 제정 등의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선거구도와 관련해서는 “현역 의원의 강세지역이라, 이곳에서 출마하려던 후보들이 乙선거구로 옮기고 있다”면서 “만약 한나라당과 진보신당의 양자구도가 된다면 분명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끝으로 “변화의 새바람이 불고 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열정으로 사람과 삶을 사랑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일할 후보가 의회에 들어가야 한다”며 ‘세대교체론’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2006년 치러진 5.31지방선거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고충홍 후보가 2749표(37.1)를 획득, 열린우리당 문석종(2138표), 무소속 이상윤(1890표), 민주당 부임춘(631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제10선거구 관전 포인트

보수 vs 진보, 거물 v 정치신예 ‘맞짱’…결과는?

선거전에서 가장 어렵다고 하는 ‘양자’ 대결 구도가 끝까지 갈 것인가가 관심사다.

현역인 고충홍 의원은 보수정당이 한나라당 소속. 이에 ‘맞짱’을 뜨겠다고 나선 도전자는 정치 지형으로 볼 때 한나라당과 가장 멀리 있다는 진보정당의 서군택 후보다.

역대 선거에서 보여준 이 지역의 표심은 단연 한나라당으로 쏠려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6년 5.31지방선거 때는 도의원선거 뿐 아니라 도지사선거에서도 한나라당 현명관 후보(6532표)가 무소속 김태환 후보(5488표)를 1000표 이상 누를 정도로 한나라당 강세 지역 중에서도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그래서 제10선거구는 ‘한나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말이 돌 정도. 아직까지 제1야당이 민주당에서조차 마땅한 후보를 물색하지 못하는 현실이 이를 반증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나라당 후보의 입장에서는 고정표가 있는 만큼 출마자가 많을수록 유리하겠지만 ‘양자 대결’ 구도가 고착될 경우는 모든 면에서 대척점을 형성하게 돼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대문에 인물선거보다는 ‘정책대결’ 가능성도 높아 선거전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가늠하기 힘들 수 있다.

제주도의회 부의장과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거물’에 맞서 노동자 출신 진보정당 후보의 ‘사생결단’ 맞대결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지면서 최대의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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