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힘] 도의원선거⑨-제9선거구(삼양.봉개.아라동)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첫 4년을 정리하고 향후 새로운 4년 동안 진정한 주민자치 실현에 도전할 제9대 도의원선거가 6월2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선거라는 점에서 도민들은 출마 후보자들의 정책이나 공약발표 등을 냉정히 평가해 책임 있는 후보자를 선출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요구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제주의소리>는 유권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도의원 출마 예비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정책대결을 유도하는 [유권자의 힘!] 연재를 선거구 순서대로 싣는다. <편집자>

오종훈 의원 vs 안창남 전 시의원 ‘4년만의 혈전’ 예고

제9선거구는 제주시 삼양동·봉개동·아라동이다. 제주시 동(洞)지역 중 가장 동쪽에 자리한 삼양동과 봉개동, 그리고 가장 남쪽에 자리한 아라동 등 3개 행정동으로 구성됐다.

제9선거구 관전포인트

아라동이냐? 삼양동이냐?
인구 3천명 봉개동 ‘표심’ 관건

제9선거구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지역대결 구도다. 지난 2006년 선거구획정 당시부터 논란과 진통을 겪었던 만큼 지역대결구도가 뚜렷한 곳이다. 이미 2006년 지방선거에서 경험했듯 인구가 비슷비슷한 삼양동(1만953명)과 아라동(1만3555명)의 불꽃 튀는 대결이 예상되는 곳이다.

당시 아라동을 텃밭으로 한 오종훈 의원이 아라동에서 3015표를 얻은 반면 삼양동에선 1019표에 그쳤고, 삼양동을 텃밭으로 출마한 안창남 전 의원이 삼양동에서 2943표를 얻은 반면 아라동에선 861표를 얻는데 그쳤다. 아라동과 삼양동, 삼양동과 아라동의 대결구도가 선명했다. 결국 최종집계 결과 오종훈 후보가 안창남 후보를 181표 차로 누르고 힘겹게 당선고지를 밟았던 곳이다. 

이 때문에 당선 캐스팅보트는 인구수 3042명에 불과한 봉개동이 쥐고 있는 셈이다. 이번 6.2지방선거에서도 봉개동 유권자들의 표심향배에 따라 후보들의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9선거구의 경우 각 당 후보공천을 위한 예선전인 당 경선은 치루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후보로는 안창남 전 시의원만이 유일하게 거명되고 있고, 한나라당에서는 오영례 도당 대변인의 출마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오종훈 의원의 당내 단독 출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지난 2006년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의원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기존에 한 선거구였던 화북·삼양·봉개동 중 인구규모가 커진 화북동(당시 2만252명)을 독립선거구로 떼어내는 대신 아라동을 삼양.봉개동에 갖다 붙이면서 아라동 주민들이 제주도청에 몰려와 선거구획정위원회 회의실을 봉쇄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던 곳이다.

생활권이 다른 점도 당시 반발의 원인이었으나 지역별 대결구도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심리가 더 크게 작용했다.

지난 1월말 현재 제9선거구의 총인구수는 2만755명이다. 아라동이 1만3555명으로 가장 많고, 삼양동이 1만953명, 봉개동이 3042명이다. 아라동이 삼양동 인구보다 약 2600명 정도 많지만 봉개동은 사실상 생활권이 삼양동과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삼양동과 봉개동 인구를 합할 경우 아라동보다 약 440명 많다. 물론 단순 계산이다.

이곳 9선거구는 지난 2006년 5.31지방선거 당시 오종훈 한나라당 후보와 안창남 열린우리당 후보가 피를 말리는 박빙의 승부전을 펼쳤던 곳이다. 민주당 후보로는 임기옥 전 도의원도 출마했지만 오종훈(4799표)-안창남(4618표) 후보에 크게 떨어진 3070표에 그쳤다.

이번에도 현역 의원인 오종훈(54) 의원과 안창남(50) 전 시의원이 또 한차례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 제주도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오영례(42) 글로벌제주문화연구소 소장이 출마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제 자신이 최대 경쟁자…주민 섬기는 충직한 머슴되겠다”

▲ 안창남 전 시의원 ⓒ제주의소리
안창남(50.삼양동.민주당 도당 부위원장) 전 제주시의원은 기초의회 2선(6대, 7대) 의정활동 경험이 있다. 지난 2006년 5.31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첫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오종훈 한나라당 후보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당시 표차이가 불과 181표였기에 패배의 쓴맛은 더했다.

삼양동에서 나고 자란 삼양 토박이인 안창남 전 의원은 월간제주 발행인, 새천년민주당 제주도지부 대변인 등을 지낸 이력을 가지고 있고, 현재 삼양동 주민자치위원회 자문위원, 삼양동 자율방재단 대표, 민주당 제주도당 부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안창남 전 의원은 이번 선거 도전이 지방선거 도전 네 번째다. 기초의원에 두 번 출마해 당선됐었고, 광역도의원 선거는 지난 5.31선거에 이어 재도전이다. 그런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누구보다 지역현안을 꿰뚫고 있음을 자부한다. 그동안 나름대로 준비해온 정책들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제주도 발전을 위해 실현해내겠다. 진정으로 지역주민과 도민을 섬기는 충직한 머슴이 되겠다”고 출마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의 최대 경쟁자를 ‘자기 자신’으로 꼽았다. 안 전 의원은 “현역의원인 오종훈 의원이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지역주민들과의 대화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라며 꼬집고, “삼양.아라.봉개동 3개 동 모든 주민들과 늘 호흡을 함께하는 그런 심부름꾼이 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안 의원은 제주시 동(洞)지역 중 면적대비 약48.9%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인구는 8% 규모에 그치고 있는 9선거구의 지역특성을 향후 친환경 개발에 활용할 장점으로 삼아야 한다며 △친환경 도시개발 추진 △미집행 도시계획도로의 조속 추진 △아라개발지구.삼화개발지구.첨단과학단지 조성사업 조속한 마무리 △1차산업 지원육성 △노인.장애인.청소년 등 복지사업 확대 △대학생 학자금지원조례 마련 △종합스포츠타운 유치 등을 현안으로 꼽았다.

“재선 성공해 진행 중인 일 마무리 할 터…안창남 후보와 박빙 예상”

▲ 오종훈 도의원 ⓒ제주의소리
오종훈(54.아라동.한나라당 도의원) 의원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현역 재선 시의원으로서 상종가를 달리던 열린우리당 안창남 후보를 근소한 표차로 누르고 의회입성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민주당 안창남 예비후보와의 박빙 승부를 예상하고 있다.

오종훈 의원은 현경대 전 국회의원이 무소속 출마 당시부터 선거를 도우며 정치에 입문했고, 본격적인 정당 활동은 5.31지방선거를 한 해 앞둔 2005년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부터다. 제주라이온스클럽 이사와 제주상고(현 중앙고) 총동문회 부회장, 군위오씨 종친청년회 부회장, 제주도 옴부즈맨 등의 활발한 사회활동과 아라동 토박이로서 아라동 연합청년회장 등을 지낸 이력 등은 그의 의회입성에 발판이 됐다는 평가다. 아라동 새마을금고 이사장직도 지난 2008년 말까기 7년 가량 맡았다.

오 의원은 이번 6.2지방선거를 통해 재선 도전에 나서면서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상당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 의회입성에 성공했다”며 “그런 만큼 큰 포부를 가지고 의회에 들어가 많은 일들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아직 많은 사업들이 현재 진행형인 상태다. 이번에 다시 재선에 성공해 추진해오던 일들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며 출마의 변을 짤막히 밝혔다.

오 의원은 “그동안 해오던 방식대로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지역주민이 부르는 데라면 어디든지 달려가겠다”면서 “지금까지도 그랬던 것처럼 높은 곳 보다는 낮은 곳, 밝은 곳보다는 어두운 곳을 더 돌아보면서, 시간이 허용하는 대로 지역주민들과 자주 만나고 지역현안과 지역 구석구석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해결해 나가겠다. 정이 살아있는 삼양.봉개.아라동을 만드는데 누구보다 앞장서겠다”며 강한 재선 의지를 불태웠다.

지역현안과 관련해선 “삼양.봉개.아라동 지역은 제주시 서부 洞지역에 비해 낙후된 측면이 있다”며 “지역의 자원활용을 통한 주민소득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삼양동-검은모래해수욕장과 버려지는 용천수를 활용한 관광자원화 △봉개동-쓰레기매립장 운영에 따른 주민수혜 확대방안 △아라동-산천단 제단과 곰솔 숲 일대 성역화 사업 등에 매진할 뜻을 밝혔다. 이밖에 1차 산업 활성화방안 마련에도 주력하겠단다.

오영례 “아직 출마여부 결정 못해…비례대표 나설 수도”

▲ 오영례 한나라당 제주도당 대변인 ⓒ제주의소리
이밖에 오영례(42.아라동.한나라당 제주도당 대변인) 글로벌제주문화연구소장도 자천타천으로 출마가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속 시원하게 출마 혹은 불출마 의사를 결정하지 못한 분위기다.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도 “아직 고민중이다. 조만간 결정을 내리겠지만 아직 정확한 출마여부를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남 장성이 고향인 오 소장은 제주시 아라동에 거주한지 약 18년째로 ‘여성 비례대표 출마를 고려중인가?’란 질문에 오 소장은 “그럴 수도 있다”고 짤막히 답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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