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범 민주당 예비후보, 우근민 전지사에 ‘용퇴’ 간곡 요청
“새로운 제주, 길을 터달라”…金지사와도 19일 오전 회동

김태환 지사의 차기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으로 제주 정가에 ‘세대교체’ 바람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인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사장은 김태환 지사의 ‘용퇴’를 계기로 우근민 전 지사를 향해서도 “제주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터 달라”며 결단(?)을 촉구했다.

이른바 민선 15년을 주도해온 신구범.우근민.김태환 전현직 지사의 트로이카 체제를 마감하고 제주사회가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새로운 제주시대의 마중물이 되어 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우근민 전 지사를 향해 띄웠다.

고희범 예비후보는 19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김태환 지사의 결단의 의미를 새기며 우근민 전 지사께 드립니다’란 회견문으로 기자들 앞에 섰다.

▲ 고희범 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제주시대를 열기 위해 김태환 지사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우근민 전지사의 용퇴를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고희범 예비후보는 이날 “저는 해군기지, 4.3문제 등으로 김태환 지사와 대립각을 형성해왔다. 때론 격렬하게 김지사를 비판하고 그 정책을 반대하기도 했다”며 “그것은 제주사회를 바라보는 정책적 시각의 차이에 기인한 것이었고 지금도 이에 대해선 유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뗐다.

고 예비후보는 “그러나 지난 17일 김태환 지사의 불출마 선언을 접하면서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워왔던 후배의 입장에서는 착잡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며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은 지사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구시대 종식과 새로운 시대로의 발전’ ‘대립과 갈등의 극복’을 천명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김 지사의 결단엔 경의를 표하고, 그 결단이 정략적 이용물로 전락하는 것에 대해선 강한 경계감을 밝혔다.

고 예비후보는 또 “우리는 김태환 지사의 제주사회를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을 지켜보았다. 지난 4년간의 공과를 따지기 전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치는 것은 그 결단이 너무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라며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제주의 미래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시대적 과제가 ‘변화’라는 김 지사의 상황인식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거듭 김 지사의 결단을 높이 샀다.

이어 고 예비후보는 신구범.우근민.김태환 전현직 지사의 민선 15년 ‘트로이카 체제 종식’을 강력히 요구했다. 고 예비후보는 “제주사회는 신구범.우근민.김태환 전현직 지사의 트로이카 체제가 민선15년을 주도해왔다”며 “이 세분 선배들은 한분 한분이 제주사회를 위해 뚜렷한 족적을 남기셨지만 그 과정서 정치적 갈등과 제주사회의 분열이라는 문제점도 파생시켜왔다. 또한 지난 십수년간 ‘공무원 줄세우기’로 표현되는 구시대적 관행으로 제주사회를 병들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우근민 전 지사를 향한 고희범 예비후보의 주문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고 예비후보는 “(우 전 지사가) 이렇다 할 의사를 아직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방정계를 떠나 있다가 돌아오시려는 움직임과 함께 예견되는 갈등으로 인해 제주사회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며 “이는 갈등의 중심에 있던 한분(김지사)의 용단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저는 제주사회를 이끌어오신 선배들께 김 지사의 결단과 뜻을 같이 해 주실 것을 간곡하고도 강력히 요청 드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야 갈등과 분열의 시대를 마감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고 예비후보는 다시 “김 지사의 용퇴 이후 제주도민들은 우근민 전지사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출마여부 문제부터 정당 선택에 이르기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도, 지역사회 어른의 태도도 아니”라면서 우 전지사의 분명한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고 예비후보는 끝으로 “지금 제주는 과거의 악습과 갈등에서 벗어나 미래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만일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미래가 아닌 퇴행을 맞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사고를 가진 후진들이 나서서 제주사회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역 어른의 역할을 해달라. 제주사회가 갈등을 치유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제주시대의 마중물이 된 ‘어른’으로 후세에 기억될 수 있도록 ‘아름다운 선택’을 기대한다”면서 우근민 전 지사의 ‘용퇴’를 거듭 촉구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요지

- 해군기지에 대한 복안은 있나?
= 오늘 자리는 김태환 지사의 용퇴에 대한 뜻에 감사를 보내고 우 전지사의 결단을 촉구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해군기지에 대한 내용은 이미 몇차례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다음 기회에 다시 밝히도록 하겠다.

- 지난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우근민 전지사의 민주당 후보 경선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 당헌당규를 예로 들면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여전히 민주당내 유력 경선후보로 우 전지사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어떤가?
= 오늘 기자회견은 우근민 전 지사께 제주의 구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달라고 간곡히 요청하는 뜻을 담았다. 이에 응답해 줄 것을 부탁하는 자리다. 만일 복당을 한다면 그것은 그분의 뜻이지만 그 복당의 의미는 정당 공천을 받아서 도지사후보로 나서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 이후에는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당이 결정할 문제다. 당헌 94조에는 공직선거법에 관한 내용이 적시되어 있다. 당 기여도, 당선가능성, 후보 경쟁력, 도덕성, 정체성 등…. 저는 이미 밝혔듯이 당헌에 따른다면 민주당 후보로는 우근민 전지사가 부적합한 후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이 복당과 후보자격 심사까지 통과시킨다면 저는 당의 결정에 따를 것이다. 경선도 마다하지 않겠다.

- 오늘 오전 김태환 지사와 만났나?
= 김 지사께서 둘만 아는 얘기로 하자고 하셨다. 그러나 특별한 비밀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늘 회견문에 언급한 대로 제주도정의 정책적 문제와 관련한 시각차로 인해 그동안 대립각을 세웠던 것에 대해 위로와 양해의 말씀을 전했다. 김 지사는 매우 편안한 마음으로 대해줬다. 몇 가지 제주현안에 대한 말도 나눴다. 그리고 자주 만나고 제주도의 어른으로 자리매김하신 것에 대해 고맙다는 뜻도 전했다. 즐겁게 차 한잔 마시고 헤어졌다. 그리고 오늘 자리는 제가 요청해 만났다. 좀 더 일찍 만나서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 경황이 없으실 것 같아서 오늘 만났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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