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도내 언론사 여론조사…오차범위內 ‘3강’구도 붕괴 조짐
金지사 3·4위 현직 프리미엄 ‘실종’…유권자 2명中 1명은 ‘관망’

내년 6월2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8개월 앞둔 지금 바닥민심이 예사롭지 있다. 4년 전과 비교해 롤러코스터를 타듯 출렁거리고 있다.

제주도지사 선거와 관련한 제주지역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올 들어 도지사 선거와 관련된 여론조사는 네 차례 실시됐다. 두 번은 선호도(제주MBC)조사였고, 두 번은 지지도(제주일보, 제주KBS) 조사였다.

4번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요지부동일 것 같던 ‘3강 체제’가 붕괴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과, 현역인 김태환 지사가 한 번도 선두로 치고 나서지 못하며 3~4위에 머물면서 현역 프리미엄이 실종됐다는 점이 ‘유의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선호도와 지지도 조사를 동급으로 놓고 비교할 수는 없지만 ‘추이’만을 놓고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 내년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강상주·고희범·김경택·김태환·김한욱·현명관·현동훈·우근민·송재호씨. ⓒ제주의소리
# 도지사 감 누가 가장 낫나?…우근민-현명관 ‘엎치락뒤치락’, 강상주 ‘상승세’

먼저 “누가 도지사 감으로 가장 낫나?”는 선호도 조사 결과를 놓고 얘기해보자.

선호도 조사는 제주MBC가 지난 1월25일과 10월2일 두 차례 실시한 적이 있다.

8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실시된 선호도 조사에는 ‘현명관(23.8%)-우근민(16.8%)-김태환(16.0%)’에서 ‘우근민(20.9%)-현명관(17.6%)-강상주(13.9%)-김태환(12.6%)로, 기존 ‘3강’ 체제가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띤다.

우근민 전 제주지사가 상승(4.1%p↑)한 반면 현명관 삼성물산 상임고문(6.2%p↓)과 김태환 제주지사(3.4%p↓)는 하락,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은 제자리를 걸으면서 순위가 요동쳤다.

특히 요지부동일 것 같던 ‘3강’ 체제에 금이 가면서 강상주 전 시장이 3강 대열에 새롭게 편입된 반면 현역인 김 지사는 4위로 밀려난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김 지사는 지금까지 실시된 어떤 여론조사에서도 3위 밖으로 밀려본 적이 없었다. 비록 3위였다 치더라도 1·2위와 오차범위 내 3위라는 점은 여전히 그가 ‘3강’의 한 축이었음을 웅변했다.

여기에서 또 눈여겨봐야 할 점은 유력정당인 한나라·민주당의 후보가 누가 되느냐는 점이다. 현재로선 현명관 고문과 강상주 전 시장은 한나라당, 우근민 전 지사는 민주당 쪽에 가깝고, ‘무소속’ 김태환 지사는 여전히 입당 여부에 대해 속내를 드러낸 바가 없다.

# 현명관-우근민-김태환+강상주 ‘3강1중’ 구도…40~50% 부동층 표심이 ‘관건’

지지도 조사는 제주KBS(9월10일)와 제주일보(9월30일)가 실시한 바 있다.

지난 9월10일 이뤄진 제주KBS 조사에서는 우근민 전 지사가 11.5%로, 현명관 고문(9.4%)과 김태환 지사(9.1%)에 근소한 차로 앞섰다. 이 역시 1~3위가 오차범위(±3.1%p) 접전으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순위를 매기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3강’ 그룹을 이어 강상주 전 시장이 5.8% ‘중위권’을 형성하며 뒤를 쫓았고, 나머지 후보들은 매우 낮은 지지율로 뒤처지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부동층’이 무려 58.8%나 돼 여론조사 결과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많았었다.

지난 9월30일 실시된 제주일보 조사는 앞서 진행된 제주KBS 조사 때와 비교해 1·2순위 변동이 눈에 띤다. 우근민 전 지사가 15.2%로 현명관 고문(11.4%)을 앞지른 것. 김태환 지사는 여전히 3위(9.7%) 자리를 고수했다.

하지만 제주일보 조사에서는 서울시장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원희룡 의원을 포함, 종전 여론조사에 비해 다소 ‘왜곡’된 결과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5.0%의 지지율을 얻은 강상주 전 시장의 경우 원희룡 의원과 출신지역(서귀포)과 정당(한나라당)이 같다는 점에서 최대 ‘피해자’(?)가 됐다는 분석이 지방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20일 전 제주KBS 조사 때와 비교해 부동층이 42.9%로 16%p 가까이 빠지며 지지후보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이들 부동층 표심이 도지사선거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선거까지는 아직도 8개월이란 시간이 남아있고, 유력 주자들의 정당 공천 여부 등 정국변수가 많아 타 예상후보들의 지지율 반등 가능성도 충분하다.

따라서 내년 도지사 선거 판도는 집권여당인 한나라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의 후보 공천, ‘무소속’ 김태환 지사의 정당 선택 여부 등이 결정돼 교통정리가 이뤄져야만 ‘안개’가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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