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출판기념회…지방정가, ‘내년 도지사선거 출정식’ 분석
“의미있고, 보람된 일 찾고있다”…이해찬 前총리 등 정계거물 참석

한겨레신문 사장을 지낸 고희범씨(58)가 제주로 ‘환향’왔다. 영원한 언론인일줄 알았던 그다. 그의 제주行은 또 다른 변신의 시작을 의미한다.

▲ 고희범 한겨레신문 전 사장. ⓒ제주의소리
23일 그가 내민 명함에는 아직 직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가 어떻게 살아갈런지는 명함 뒷면을 보면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고희범의 제주 새 길 찾기’란 블로그 명을 써넣었다.

그는 오는 26일 제주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지난 40년 넘게 타지에서 지내온 인생여로를 돌아보며 제주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글들을 엮은 「길과 길」이란 책을 선보이는 자리다.

출판기념회는 이날 오후 6시 제주오리엔탈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다. 제주북초등학교 제53회 동창들과 오현고등학교 17회 동창들, 그리고 출판사인 ‘도서출판 각’이 자리를 함께 마련했다.

그저 책을 소개하고, 자축하는 자리만은 아니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고희범의 제주 새 길 찾기’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만인들 앞에 공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정가에는 고희범씨의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설이 오래 전에 퍼진 지 이미 오래다. 때문에 정가에서 이날 출판기념회를 사실상의 제주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하는 ‘출정식’쯤으로 해석하는 게 무리는 아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계 및 언론계, 학계 인사 등이 대거 참석, ‘제주의 새 길 찾기’에 나선 고희범의 어깨를 두드릴 것으로 알려졌다.

고희범 한겨레신문 前사장은 <제주의 소리>와 통화에서 “40년 만에 돌아와서 제주도민들의 삶에 대해 느끼지 못하고, 보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보고 있고, 제주의 현실에 대해 많이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출판기념회는 변화의 시대에 제주도의 삶의 방식도 달라져야 할 것이 아닌가하는 고민을 도민들과 함께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 고희범으로의 변신을 알리는 자리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제주에서 무엇을 할 지에 대해 모색하고 있는 중”이라며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일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인 출신답게 “그렇다”라는 즉답을 피했지만,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일’이라는 말로 그의 ‘큰 꿈’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초등학교 정문 앞 ‘싸구리 점방’ 막내아들로 태어난 그는 오현고와 한국외국어대, 한신대 대학원 신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CBS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88년 한겨레신문으로 자리를 옮겨 노조위원장, 정치부장, 편집부국장, 광고국장 등을 거쳐 2003년에는 한겨레신문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제주출신 인사가 중앙일간지 대표를 지낸 것은 고씨가 처음이다.

그는 제주의 4.3문제해결과 역외금융센터 유치를 위해서도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 4.3연구소 이사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 4.3진상규명 명예회복추진 범국민위원회 공동대표를 비롯해 제주금융포럼 회장 등을 맡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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