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리교회 김민수 목사, 18~19일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End & Start 2004'

▲ 동쪽 끝마을 김민수 목사가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제주 동쪽 끝 마을’이라고 하면 “아하! 그 목사님”이라고 할 정도로 네티즌들 사이에는 이미 유명(?) 인사가 돼 버린 김민수 목사.

제주인 보다도 더 제주의 자연을 더 사랑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아픔을 더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제주 '동쪽 끝 마을= 종달'교회 김민수 목사(42).

그에게 제주의 자연은 우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하나하나 정성들여 지은 ‘창조물’이다. 길옆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들꽃과 이야기를 나누고, 풀 한포기 속에서 자연의 깨우침을 듣는다. 김민수 목사는 자연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신을 ‘행복한 사람’이라 부른다.

그는 그 행복을 이웃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글쓰기와 사진 찍기를 택했다. 그의 글에는 우리 주변에 흔하디 흔하게 널려있는 무명의 꽃들이 인간의 오만한과 경솔함, 시기와 질투를 경고하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그의 사진을 보노라면 자연으로부터 온갖 혜택을 다 누리면서 정작 그 고마움을 잊은 채 그들을 파괴하고 있는 인간의 몰 자연주의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준다.

▲ 종달리교회를 맡고 있는 김민수 목사

김민수 목사는 구좌읍 종달리에 있는 ‘농촌교회’를 맡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서는 목사에서 풍겨 나오는 근엄함이 없다. 아니 없다기 보다는 그 스스로 ‘근엄함’을 떨쳐버리려고 무진 애를 쓰는지도 모른다..

2001년 제주에 온 그는 이제 종달리에 없어서는 안 될 지역일꾼으로 자리 잡았다. 남들 보다 컴퓨터를 조금 잘 안다는 이유로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는 컴퓨터 선생님이요, 어느 날에는 고장난 컴퓨터를 고치는 수리기사이기도 하다.

또 우리 농촌의 다 그렇듯 수입개방이다 뭐다 하면서 쓰러져가는 농촌 촌로들의 가슴 속에 묻힌 한(恨)을 들어주는 말 동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민수 목사가 종달리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아무도 쳐다보지 않은 종달리의 이름 없는 풀과 들꽃을 날줄씨줄로 엮어 ‘오마이 뉴스’와 ‘제주의 소리’에 담아 전국의 네티즌들에게 소개하면서 이제는 어엿한 종달리의 홍보대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그가 오는 18~19일 종달리초등학교 강당에서 작은 전시회를 갖는다.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End & Start 2004'

종달리에 터를 잡은 지 3년째 되는 지난해 연말 처음으로 마련한 전시회가 올해로 두 번째를 맞게 된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민수 목사가 제주 곳곳을 누비며 한컷 한컷 담아 온 제주의 이름없는 들꽃과 풍경사진 50점이 출품되고, 교회 청년이 만든 종이공예도 전시된다. 또 김민수 목사가 지금까지 ‘오마이 뉴스’에 실은 글을 책으로 엮은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 생겼다?’ ‘내게로 다가온 꽃들’ 도서 사인회도 겸한다.

▲ 김민수 목사의 사진작품 우도일출. 김 목사는 이번 행사를 떠오르는 우도의 일출 처럼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싶다고 했다.
이번 행사가 의미 있는 것은 지금까지 모든 행사가 도시를 중심으로 열려 문화적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던 농촌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이런 탓에 이번 행사에 동네 주민들이 쏟는 관심도 대단하다.

교회 목사님이 주최하는 행사를 동네의 중심인 종달초등학교에서 장소를 빌려주고, 마을 청년회와 부녀회, 어촌계, 그리고 초등학교가 후원하고 나섰다. 마을 잔치인 셈이다.

“아시는 분이 ‘그런 행사라면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해도 좋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종달리가 지금까지 문화적으로 소외돼 있어 이곳에서 여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고 해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열기로 했어요. 이런 행사가 정례화 된다면 문화적으로 척박한 농촌지역에도 문화행사가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하구요.” 김민수 목사의 말이다.

이번 행사가 더욱 아름다운 것은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행사로 치러진다는 점이다.

▲ 김민수 목사의 사진작품 새싹의 힘. 마른 대지에도 새싹이 돋아 나듯이 심장병 어린이들에게도 희망이 있을 것을 기대하며.
“종달리에는 어려운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심장병 어린이가 두 명이 있어요. 한명은 초등교 1학년 김하은이고, 또 한명은 4살난 최승혁인데 다 심장병으로 고생하고 있지요. 하은이는 인공심장을 달고 있어 정기적으로 수술을 해 줘야 하고, 승혁이는 심장에 구멍이 났다고 하는데 정확한 병명은 모른다고 해요. 그래서 도와줘야 할 분들이 많지만 이번에는 이 두 어린이를 위한 행사를 갖기로 한 것이지요”

김민수 목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나오는 시민들의 자발적 원고료를 이들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해 전액 쓰고 있다. 이번 행사의 수임금 전액도 두 어린이를 위해 쓰게 된다.

그런데 행사의 이름이 좀 특이하다. 'End & Start 2004'
김민수 목사의 설명이다.

“어려고 힘든 일들을 끝내고(End)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자(Start)는 의미에서 그렇게 정했는데 동네분들이 이를 보고는  ‘어! 우리 종달리 마을 이름 이네!’ 하시는 거예요. 왜냐고 물어봤더니 종달(終達)리의 종(終)이 ‘마칠종', 이고, 달(達)은 ’통달할달‘인데 이게 모두 끝내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과 상통한다는 거예요”

김민수 목사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여기에는 종달리 상황도 그렇지만 경제적·정치적으로 힘들어 하는 국민들, 일자리를 얻지 못해 마음을 조리는 우리 청년실업자와 가장들, 그리고 심장병을 앓고 있는 두 어린이들이 이제 절망적인 상황을 끝내고 2005년을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으리라.

▲ 김민수 목사의 사진작품 이슬방울. 우리의 사랑이 그들에게 한 방울의 이슬방울이 됐으면 좋겠다.
김민수 목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종달리 교회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찰에서도 행사하고 때로는 연합으로도 하고, 동네잔치로 벌이면서 종교단체가 지역문화에 기여하고, 지역문제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욕심도 가져본다”고 말했다.

심장병으로 고생하는 하은이 승엽이도 돕고, 올 한해 묶는 때와 힘들었던 일들을 모두 날려 보내고 새로운 희망의 2005년을 맞기 위해 ‘End & Start'에 함께하는 것은 어떨지 하는 마음에서 김민수 목사의 행사를 소개한다.

행사는 18일 토요일은 오후3시, 19일 일요일은 오후까지 열린다.
문의전화 : 019-241-4598, 783-3201 김민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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