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의귀교 18회 졸업생…30년 졸업 기념 첫 사은회 열어

▲ 지난 10일 30년만에 모인 의귀초등학교 18회 졸업생과 은사들.
30년전 시골 초등학교를 떠나 방방곡곡에 흩어진 동창생들이 모처럼 모인 아름다운 자리가 있었다.

남원읍 의귀초등학교 제18회 졸업생 동창회(회장 현복남)가 그 주인공.

모두 68명이 한 반으로 눈이 소복하게 내리던 1977년 2월 졸업한 이들은 바로 내년에 졸업 30주년을 맞는다. 세월은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할 정도로 흘렀고 어느덧 40대 중반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되었다.

당시 학급당 학생수도 60~70명으로 총 학생수가 400명이 넘어 '콩나물 교실'로 불렸던 학교는 현재 6학급 120명으로 줄었다. 30년 전에 비해 교육환경은 좋아졌지만 정작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던 웃음소리는 적어지는 아쉬움도 겪어야 했다.

이들은 지난 10일 제주시 크라운프라자호텔 2층 연회장에서 졸업 30주년 기념 사은회를 열고 따뜻한 온정을 주고 받았다. 초등학교 졸업생 가운데 처음 마련한 사은회다.

중년이 돼 저마다 코흘리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이들은 자신들이 코흘리개 시절에  가르침 준 은사님들을 모시고 옛 추억을 더듬었다. 
 
학교 운동회 때 신나게 달리고 응원하다가도 먹을거리와 장난감에 눈을 떼지 못하던 일, 학교 공금을 마련한다고 전교생이 고사리 꺾으러 갔던 일...

학교 근처 넉시봉에 송충이잡으러 갔던 일과 수망리 광대코지나 한남리 고나물 등지로 소풍갔던 일도 기억이 새록새록 솟는다.

점심시간에 풀떡 사먹으러 학교 담장을 넘어 갔던 일과 학교 앞 내창에서 멱 감던 일까지...오랜 벗들은 시간가는 줄 모르게 '사제의 정(情)'을 나눴다.

선생님들에 대한 기억도 또렷하다. 1학년 때 양인택 선생님, 2학년 때 고성칠 선생님과 강기우 선생님, 3학년 때 조태중 선생님, 4학년 때 김만희 선생님, 5학년 때 김현래 선생님, 6학년 때 강영일 선생님...

하지만 이 들 중 세 분의 선생님들은 이미 세상을 떠나 이날 제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이날 충청북도에 계신 은사 부부를 비롯해 건강하게 살아있는 4쌍의 은사(양인택, 고성칠, 김현래, 강영일) 부부들은 이날 어엿한 사회 일꾼으로 성장한 제자들에게 큰절과 선물을 받고 돌아갔다.

의귀초등학교 고윤희 총동창회장은 "초중고등학교를 마친 사람이면 보통 열두 분의 담임선생님과 교과 담당 선생님을 합쳐 100여 분에 가까운 은사님들을 만났을 것"이라며 "그 중에서도 처음 배움을 시작한 초등학교 시절의 은사님들에 대한 소중한 추억들은 오래 기억되는 것 같다"며 이들의 만남을 축하했다.

한편 이날 고장 출신인 양성언 교육감과 김경옥 모교 교장이 참석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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