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열 추진위원장 "기획+행정+재정 3박자…주민참여 절대적"
"문화광장 만들기 프로젝트 모색…대중교통 이용하자"

▲ 김수열 2006 문화의 달 행사추진위원장(48.제주민예총 지회장)
"일단 우리가 주인이 되는 행사입니다. 지역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겨야지요. 그래야 우리 것을 남에게 자랑할 수 있습니다."

문화의 날(10월 21일)을 맞아 열리는 2006 문화의 달 행사 '북풍남류'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제주에서는 처음 개최한다.

여전히 '문기(文氣)' 가 엷은 시대에 일상에 쫓기며 살다보니 쉽게 '문화'를 이야기하고 편하게 받아들이기가 아직도 버겁게 다가온다.

더구나 문화 기근에 허덕이는 제주의 문화 풍토에서 행사준비를 힘겹게 꾸려오다 보니 6개월간의 준비 기간도 금새 훌쩍 흘러갔다. 막상 예산이 지원되고 보니 주민 참여가 정작 문제로 다가오기도 했다.

"기획, 행정지원, 재정지원의 3박자 속...지역주민 참여가 있어"

"행사 장소의 활용을 비롯해 사실 고민이 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축제의 성공을 위해선 3박자를 갖춰야 한다"는 김수열 2006 문화의달 행사 추진위원장(48. 시인)은 축제의 기획력, 문화행정 시스템, 그리고 축제 성공을 위한 재정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세 꼭지점의 한 가운데 축제의 주체인 지역주민들의 참여가 있다"며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내일을 재충전하는 축제인 만큼 민.관의 협력이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아쉬움도 있다. 연례행사가 되면서 주민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탐라문화제와 달리 1회성 행사인 점도 맘에 걸린다. 그는 "사실상 주민 인지도가 전무한 상태에서 출발하고 있다"며 적지 않은 고충을 토로했다.

"주차장 주변 일대를 문화공간으로 쓰면...지역상권도 그 만큼 활성화"
 

   
 
 
"문화선진국이라 불리는 세계 주요 도시의 시청 앞마당에는 어김없이 문화공간이 들어서 있습니다.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곳은 문화 후진국형이예요. 이번 행사가 관공서 앞마당을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인식의 전환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제주시 청사 주차장을 비롯해 주변 일대를 '문화 나눔의 공간'을 활용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이번 행사에 있어 약간의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제주시의 이해와 협조로 행사 추진에 탄력이 생기게 된 것도 진전된 변화다.

그는 "제주시청 광장의 경우 비좁은 면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활용도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주차장은 별도의 문제입니다. 다른 각도에서 고민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단지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주차장만으로 쓴다는 것은 공간적 가치로 봤을 때 안타까운 일이지요. 문화공간으로 쓰면 쓸수록 그 만큼 지역상권도 활성화할 수 있고 지역주민들의 문화와 삶의 질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습니다."

"문화광장 만들기 프로젝트....시청 앞 광장, 차가 아니라 사람에게 되돌려줘야"

이번 행사의 총책임자인 그는 "이번 문화의 달 행사를 기점으로 앞으로 시청 앞마당과 이면도로를 문화공간으로 적극 활성화해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생각이다. 이번 행사가 그 시발점이 될 것으로 그는 확신하고 있다.

"첫 행사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을 수는 없지만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시청 앞 광장을 차가 아니라 사람에게 돌려주는 일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그 연장선에서 도내 범문화예술인과 함께 제주시청 앞마당에 대해 '문화광장 만들기 프로젝트'를 적극 모색하고 한번 추진해 볼 생각입니다."

-전국행사인데 올해 제주에서 개최된 이유는? 
  
"문화관광부에서 유치 신청서를 받는다. 제주도에서 '2006년 제주 방문의 해' 기념으로 신청했는데 심사 결과 제주가 선정됐다. 이전에는 서울에서 해마다 10월 21일 문화의 날을 맞아 시상식과 기념식에 그쳤다. 4년전부터 지역 순회 행사로 가면서 탈바꿈되는 계기가 됐다. 2003년 대구를 시작으로 2004년 광주, 2005년 전주에서 열렸고 이번에 제주에서 열린다."

-지역에서의 개최 목적은 무엇인가?

"문화의 달을 통해 지역 문화의 우수성을 드러내고 문화예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자는 취지다. 아울러 개최 지역으로 전국 문화예술인들을 불러모아 문화적 연대와 소통을 꾀하자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이러한 의미있는 행사가 성공하기 위해선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하는게 필수적이다."

-추진위원회 구성은 어떻게 되나?

"문화관광부 지역문화과장,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과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역담당 위원, 2005년 전주 문화의 달 행사 기획위원, 문화기획자 등 외부인사를 비롯해 제주지역 예총, 민예총, 문화예술재단 등 문화예술 관계자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달에 한 번씩 추진위원회를 갖고 행사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제주경우 지난해 하반기에 결정되고 올해 4월에 행사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막상 일을 해보니 일정에 쫓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문화관광부에 건의해 내년부터 그 이듬해 개최지역까지 선정하도록 했다. 내년엔 부산, 2008년엔 청주가 이미 확정이 된 상태다."

"어려운 결단 내린 제주시에 감사...하루만큼은 대중 교통 이용해야"

   
 
 

-주 무대인 주차장의 공간 활용 문제로 잡음이 들렸던 것 같다.

잡음이라기보다는 생각의 차이다. 시청 입장에서는 당연히 민원인들의 불편을 고려할 수밖에 없고 행사를 추진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주민접근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원만하게 마무리됐다. 어려운 결단을 내린 제주시에 고맙게 생각한다. 행사를 추진하는 입장에서도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언론을 통한 사전홍보를 극대화하고 있고, 행사장을 찾는 주민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언론에서 많이 협조해달라.“

-굳이 주차장 부지가 있는 곳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나?

사실 가장 큰 고민이 행사 장소를 어디로 할 것인가였다. 신산공원, 돌문화공원(조천읍 교래리), 도청 옆 신제주 로터리 등을 놓고 꼼꼼히 비교.검토한 결과 시청 앞 마당이 비교적 타당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제주도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아무래도 문화의 중심지인 제주시청 일대가 주무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축제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우선 축제는 사람속에 있어야 한다. 그 점에서 일단 주민 접근성이 좋다. 두번째로는 역사성이다. 시청 본관 건물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문화적으로도 소중한 자산이다. 그래서 이 곳 주변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그 뜻을 살리자는데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시청 민원 방문객을 비롯해 주차장 이용에 따른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불편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그래서 원래 계획에서 일보 양보하여 20일 오후 2시까지는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주시와 협의를 마쳤다. 축제 2일째인 21일은 토요일이다.  큰 불편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상가번영회장과 지역 도의원을 만나 적극 협조요청을 구하고 흔쾌히 동의도 구했고 지역 상가를 돌면서 협조와 양해를 구하고 있다. 문제는 축제를 즐기러 오는 지역 주민들의 자세이다. 축제를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주인 정신으로 그날만큼은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고 당부드리고 싶다. 알다시피 시청 주변에는 주차할 공간이 없다.“

-앞으로 시청광장에 대한 '문화 공간'으로서의 활용방안이 있다면

"이번 문화의 달 행사를 기점으로 앞으로 시청 앞마당과 이면도로를 문화공간으로 활성화하는 방안에 대해 우선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과 의견을 수렴해나갈 생각이다. 어느 곳을 가보든 시청 앞마당에는 문화공간이 들어서 있다.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 페스티발이 그렇고 브라질의 리우축제가 그렇다. 일본의 모든 도시에서 열리는 마쓰리도 그렇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청 앞을 광장으로 만들어놓은 것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비좁은 면이 없지 않지만 활용도를 극대화해야 한다. 주차장은 별도의 문제이다. 다른 각도에서 고민하고 접근해야한다. 문화공간으로 조성이 되면 그 만큼 지역상권도 활성화할 수 있고 지역주민들의 문화와 삶의 질도 그 만큼 높아질 수 있다."

-주변 지역의 경제 활성화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이번 행사에는 행사장 주변 이면도로에 들어서는데 모두 문화소모임, 문화NGO 부스이다. 전시, 문화체험, 홍보, 학습, 엔지오 등 소규모 부스 43개가 세워진다. 향토음식 이벤트 부사만 있을 뿐 음식판매를 위한 별도의 상설 판매부스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우리의 취지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또한 행사를 준비하면서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식권도 만들지 않았다. 지역 음식점을 이용해 상권을 살리고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지역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행사...민.관 협력 절대적"

-문화의 달 행사를 통해 얻어내야 할 게 있다면?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 행사다. 주민들의 참여가 절대 필요하다. 대부분 성공한 축제는 지역주민들의 참여가 관건이다. 먼저 제주문화의 특이성과 우수성을 알려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풍남류의 의미를 둔 것도 이 때문이다. 북방 신화의 바람길과 남방 문화의 물길의 교차지점에 제주가 있다. 북방과 남방과 다른 제3의 문화를 일궈냈다. 북방의 몽골 예술단을 초청하고 남방의 베트남 하노이 국립중앙민속예술단을 초청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양쪽의 문화를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야제에 배치된 '영감 액맥이놀이'는 제주의 굿판 속에 전국 7개 지역의 문화예술을 녹여내는 행사다. 원래 영감놀이에서는 종이탈을 쓴 7명의 도깨비가 등장하는데 이번 행사에는 7개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작품들이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수선화아파트 벽면을 이용해 주민이 참여하는 벽화만들기 사업이 완성단계에 있다. 딱딱한 아파트 공간에 아름다운 벽화 한 점이 어떤 효과를 주는지 직접 구경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축제의 성공을 위한 충족 요건을 꼽는다면?

"축제의 성공을 위해선 3박자를 갖춰야 한다. 축제담당자의 기획력, 문화행정 시스템, 축제성공을 위한 재정 확보가 그것이다.  그 세 꼭지점의 한 가운데 지역주민들의 참여가 있다.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내일을 재충전하기 위한 축제인 만큼 민.관의 협력이 절대적이다. 그리고 전국 각 단체의 문화정책 담당자 80여명이 모여 지역문화 활성화와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15일부터는 차량 2대를 개조해 '풍류' 타이틀을 내걸고 제주시청을 출발해 전도 지역순회를 하면서 문화의 날을 기념 행사를 홍보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에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축제는 일종의 교육 수단이다. 문화 전승을 위한 학교밖 교육이다. 교사와 학생이 따로 구분되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가르치고 배우는 자리가 바로 축제이다. 좋은 문화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가족 단위의 참여가 절대적이다. 특히 이번 행사의 성공을 위해 젊은 친구들을 행사장으로 불러 모으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추진위원장으로서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많은 양해를 부탁드린다. 지금은 문화행정의 지원과 도움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 깔아놓은 멍석 위에서 얼마나 즐겁고 건강하게 즐기느냐만 남아 있다, 제주도민들의 문화역량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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