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기본계획 성산읍 도민설명회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행사" 강한 반발

14일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들을 대상으로 열릴 예정이던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및 기본계획 도민설명회'가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무산됐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2시30분 성산일출봉농협 2층 대회의실에서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과 주종완 신공항기획과장,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도민설명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1.jpg
▲ 14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농협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2공항 기본계획 도민설명회'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사진은 강원보 성산읍제2공항반대위 집행위원장과 대치하고 있는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제주의소리
그러나 성산읍 제2공항반대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모인 주민들이 회의장 진입로를 막아서며 설명회는 열리지 못했다.

주민들은 권용복 실장과 마주한 자리에서 "주민설명회를 하고 싶으면 정당한 절차를 밟아서 미리 공지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어제 공지해서 오늘 설명회를 여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반발했다. 

4.jpg
▲ 14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농협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2공항 기본계획 도민설명회'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사진은 강원보 성산읍제2공항반대위 집행위원장과 대치하고 있는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제주의소리
3.jpg
▲ 14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농협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2공항 기본계획 도민설명회'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사진은 강원보 성산읍제2공항반대위 집행위원장과 대치하고 있는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제주의소리
권 실장은 "너무 임박해서 짧은 시간에 왔다고 하는데, 공개토론회나 주민설명회, 간담회 등을 계속하면서 앞으로의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보 성산읍반대위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얼마나 연락두절 됐는지 알고 있지 않나. 문서는 고사하고 통화도 안됐다. 저희는 (국토부가)대책위와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파악했다"며 "설명회를 할 거면 사전에 협의를 해서 찬반 측이 다와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하지 않았나. 일언반구 답도 없다가 갑자기 일정을 발표한 것은 통과의례로 밖에 안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권 실장은 "소통이 안됐다는 건데, 앞으로 잘 해나가겠다. 제2공항 타당성 재조사 결과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며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찬성하는 주민들 중에서는 설명이 필요한 이들도 있지 않겠나"라고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제 와서 지역주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거절했고, 국토부 관계자들은 발길을 돌렸다.

1.jpg
▲ 14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농협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2공항 기본계획 도민설명회'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가운데,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의견 대립도 빚어졌다.. ⓒ제주의소리
2.jpg
14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농협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2공항 기본계획 도민설명회'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가운데,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갈등도 빚어졌다. ⓒ제주의소리
설명회 무산 직후 강 위원장은 회의장에 모여있던 지역 주민들에게 "제2공항에 대해 찬성과 반대하는 지역주민이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갈등 양상을 띠면 안 된다. 사전에 협의하고 찬성 반대측 공평하게 설명할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문서로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협의조차 없었다"며 "일방적이고 통과의례에 그친 설명회로 판단해 외람되지만 국토부 관계자들을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공항 찬반을 떠나서 설명을 들어보려 온 것 아니냐. 관심을 갖고 온 사람들이 무슨 내용인지는 알게 해야지, 무슨 권한으로 설명회를 일방적으로 취소시키나"라고 반발했다.

한 순간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지만, 현장에 있던 제주도 관계자가 국토부에서 발표한 관련 자료를 배포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