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결과 공개..."일부 오류 있었으나 원점 재검토는 근거 부족"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을 당초 계획대로 중단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국토부는 제2공항 반대 단체들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전문가'의 권위를 내세워 조목조목 반박했다.

국토부는 14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2층 삼다홀에서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및 기본계획 도민설명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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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면 포스코 그룹장, 국토부 전진 사무관, 주종환 신공항기획과장, 권용복 항공정책실장, 허나윤 서기관, 오세창 교수(왼쪽부터)
간담회에는 국토부에서 권용복 항공정책실장, 주종완 신공항기획과장, 허나윤 서기관, 전진 사무관이 참석했다.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맡은 아주대 오세창 교수, 기본계획 용역을 맡은 정기면 포스코 그룹장 등도 함께했다.

국토부는 이 자리에서 입지 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오세창 교수는 반대대책위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큰 문제 없음' '특이사항 없음' 등으로 넘어갔다.

31개 후보지 단계별 입지평가 항목의 평가지표 변경 의혹에 대해 오 교수는 "후보지간 상대평가를 위해 10등급 척도법을 적용한 것은 2012년 제주공항 개발구상연구의 방법론을 참고한 것"이라며 "1단계 평가에서 후보지 탈락 기준을 6등급으로 설정한 것은 전문가적 판단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비행장 기상자료 사용 은폐 의혹에 대해 오 교수는 "33일 이라는 안개일수를 사용한 곳이 정석후보지 밖에 존재하지 않으며, 해당자료가 4개 기상대 자료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확인 가능한 사항"이라며 "특정한 의도를 갖고 자료의 출처를 은폐한 것이 아니라 단순 오타일 가능성이 높다. 정석후보지 외 타 후보지는 대부분 해안가에 위치하고, 해발고도가 낮아 기상대 자료 사용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신도 2 후보지 점수 조작 의혹에 대해선 "활주로 최적화는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과정이며, 사전타당성(용역) 연구진은 지형변화 최소화를 최우선 기준으로 후보지 최적화를 시행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신도 2 후보지 활주로 최적화 이후 가시오름, 모슬봉을 회피, 기존 활주로 위치에 비해 당산봉 절취량이 감소하고, 토공량도 감소했다"고 반박했다.

오 교수는 "대책위가 제시한 2012년 연구의 대안은 수월봉이 진입표면에 중첩되며, 해안에 위치한 쇄설층에 대한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1단계 후보지는 고산리와 대정읍 지역에 소음영향이 있어 소음피해 우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성산 후보지 군 공역 중첩과 관련해 오 교수는 "MOA39와 성산 후보지의 진입표면간 중첩을 분석한 결과 육지에 해당하는 부분과 성산후보지의 진입표면은 중첩이 발생하지만 해안지역은 중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필요시 협의-조정이 가능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 교수는 성산후보지 안개일수 산정 오류에 대해 "성산기상대는 2007년부터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고, 평균 산정 시 10이 아닌 7로 나누는 것이 적정하다"며 "관측값이 없어 -로 표시된 것으로, 0으로 산정한 것은 문제였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오 교수는 "성산기상대 안개일수를 다시 계산해 12일에서 17일로 해도 분석결과의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 철새 도래지 훼손, 군 공항 이용 우려, 동굴 훼손, 예정지 내 분묘 이장, 대수산봉 절취 여부에 대해 오 교수는 "이런 쟁점들은 기본계획 수립 용역과정에서 상세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종완 과장은 동굴훼손과 관련해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되고 있는데 아직까지 3D 전문가 조사결과 제2공항 부지 내에 새로운 동굴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대수산봉의 경우 항공기 이착륙과 무관한 수평표면에 위치해 실제 공항 운영시 절취는 불필요하다"고 했다.

후보지 사전 공개 등 주민의견 수렴과정이 없었고, 유력 후보지에 대한 정보 제공이 없었다는 의혹에 대해 오 교수는 "국내 사업추진의 단계 및 실정상 사전타당성 조사 단계보다는 기본계획 단계에서 논의를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국내 공항시설법 시행령에는 기본계획 과정에서 주민의견 수렴 과정을 명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 과장은 "당시 부동산 투기 문제와 지가 급등 문제 때문에 최종 후보지를 공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현 제주공항 확충 대안 평가, 정석비행장 기상 평가, 신도 후보지 점수 누락 의혹 등의 문제 제기 사항은 사전타당성 조사 당시 공항운영 가능성 측면을 고려해 검토했던 것으로 확인됐으나 검토내용이 보고서에 누락돼 제기된 사항들"이라며 "사전타당성 용역 보고서 작성시 전문가적 판단의 근거, 중간검토 과정 등이 편집과정에서 누락돼 여러가지 의혹을 불러일으킨 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전타당성 용역 범위와 목적, 근거자료 검토 결과 및 국내외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전타당성 용역을 원점 재검토해야 하는 근거와 필요성은 부족하다"며 "사업 지연에 의한 갈등 확산, 제주공항 혼잡 완화, 성산읍 후보지에 대한 세부적 검토의 필요성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기본계획 용역의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용복 항공정책실장은 공개토론회와 관련해 "타당성 재조사나 입지선정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알리는 차원에서 토론은 필요하지만 공론조사는 부적합하다"며 "수용할 의사는 없다"고 공론조사나 주민투표 가능성을 일축했다.

권 실장은 "현 제주공항은 전 세계 2번째로 혼잡한 공항이며, 김포-제주 노선은 전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노선"이라며 "제주공항의 안전과 이용객 편의를 위해서라도 제2공항은 당초 계획대로 중단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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