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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민배신! 민주주의 파괴! 원희룡 OUT! 7차 촛불집회’가 2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별관 앞 도로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원희룡 지사 OUT' 일곱 번째 촛불 집회…“걱정 없는 공공의료? 영리병원 중단부터"

“공공의료 파괴하는 영리병원 중단하라!”
“녹지그룹 특혜주는 원희룡은 퇴진하라!”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기록될 제주 녹지병원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녹지병원을 최종 허가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어김없이 토요일에 열렸다. 

참가자들은 영리병원이 '외국인 전용'이란 조건이 달렸지만, 작은 구멍이 커다란 둑을 무너뜨리듯 녹지병원 역시 국내 공공의료 체계를 위협한다고 우려했다.

‘도민배신! 민주주의 파괴! 원희룡 OUT! 7차 촛불집회’가 2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별관 앞 도로에서 열렸다. 집회는 작은 힘이라도 돕고자 노래 기부를 자처하고 나선 시민과 먹거리 후원 등으로 풀린 날씨 만큼이나 훈훈한 자리가 됐다.

집회는 “제주를 지키는 현장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며 서귀포에서 온 양대철 씨의 무대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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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민배신! 민주주의 파괴! 원희룡 OUT! 7차 촛불집회’가 2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별관 앞 도로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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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차 촛불집회에 노래 기부로 참여한 서귀포시민 양대철 씨. ⓒ제주의소리

마이크를 잡은 김덕종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원희룡 지사 퇴진 집회가 어느새 일곱 번이나 됐다. 쌀쌀했던 겨울도 끝나가고 제대로 싸워볼 때가 되는 것 같다”며 “최근 원 지사를 직무유기로 검찰에 고발했다. 도민, 국민의 생명줄이 걸린 문제를 의식적으로 직무유기한 원 지사는 도지사직을 유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1일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 영리병원 철회 원희룡 퇴진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원 지사를 제주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제주특별법 제307조에 따라 의료기관의 인력운영계획과 자금조달 방식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지만, 원 지사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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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집회 참가자들이 촛불과 영리 병원 반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 본부장은 “국내 자본의 우회 진출 의혹, 제주도의 미흡한 사업계획 검토, 병원 건물에 대한 가압류 사실 등을 따져볼 때 녹지그룹은 제대로 병원을 운영할 능력이 없다. 더불어, 누구보다 꼼꼼하게 검토해 병원 개설을 허가해야 할 원 지사 역시 직무유기 범죄를 저질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3월 4일 녹지병원 개원까지는 딱 한 달 남았다. 그 전에 반드시 영리병원을 제주도, 한국 땅에서 쫓아내는 투쟁을 이어가겠다. 그 다음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도민을 우롱한 원 지사 퇴진 투쟁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는 제주가수 최상돈과 바람이레, 자신들을 "원 지사가 양천구에 살기 전부터 제주를 지켜왔다"고 소개한 노래세상 원의 공연으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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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가수 최상돈과 바람이레의 공연.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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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작곡 '헤이 미스터 룡'을 열창하는 노래세상 원. ⓒ제주의소리

이어진 자유발언에서 자신을 30년 경력의 간호사라고 밝힌 한 중년 여성은 “수두, 결핵 같은 질병은 공기로 감염되는데, 공기 감염을 막으려면 병원은 음압시설을 갖춰야 한다. 1~2종 전염병은 병원에서 병실료를 받지 않는데, 영리병원이라면 이런 병실을 가동할수록 손해가 난다. 영리병원이 커질수록 공공의료는 서서히 무너질 수 밖에 없다”며 “영리병원은 커다란 둑을 무너뜨릴 구멍”이라고 빗대 표현했다.

그는 “솔직히 사회 문제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세월호 사건 이후 눈을 뜨기 시작했다. 앞서서 투쟁하며 살아온 분들에게 받은 빚을 갚고자 촛불 집회에 나오고 있다. 나중에 내가 늙고 병들었을 때 자녀가 제대로 치료도 못해주고 돈 없어 병원도 가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누구나 부담없이 치료받는 공공의료를 갖춰나가야 한다. 그 시작은 영리병원 철회”라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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