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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제2공항 건설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와 지역도민과의 상생방안 마련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후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다 36일째 단속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김경배씨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김태석 의장.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원포인트 임시회 열어 ‘제2공항 절차적 정당성 확보 촉구’ 결의안 채택

도민의 대표기관인 제주도의회가 제2공항 관련 절차적 정당성 확보 및 도민과의 상생방안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 첨예한 갈등 국면이 전환될 지 주목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제주도를 향한 갈등해결 노력을 촉구․주문하면서도 정작 의회 차원의 갈등해결․노력 방안은 제시하지 않아 전형적인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의회는 23일 오후 2시 제368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어 김태석 의장이 제의한 ‘제주 제2공항 건설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와 지역도민과의 상생방안 마련 촉구 결의안’을 재석의원 38명 전원 찬성으로 채택했다.

표결에 앞서 김태석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제2공항 관련 논의는 새로운 갈등을 양산하며 도민사회에 다시 한번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여러 가지 갈등 속에서도 가장 중요한 절차적 정당성에 의심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2공항의 기본 대원칙은 제주의 희망과 미래를 이끌어 가는 관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제2공항이 도민의 갈등과 눈물로 얼룩진다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미래는 없을 것이다.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통해 도민갈등을 넘어 상생방안이 모색되는 민주적이며 합리적인 절차진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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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는 23일 오후 2시 제368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어 ‘제주 제2공항 건설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와 지역도민과의 상생방안 마련 촉구 결의안’을 재석의원 38명 전원 찬성으로 채택했다. ⓒ제주의소리
이날 결의안 채택은 김태석 의장이 제의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제주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7일 결의안을 2월 임시회(2월19~25일)에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정부가 기본계획 용역 수립 착수보고회를 강행하는 한편 국토부와 반대측 간 대화도 무산되는 등 상황이 긴박해지자 결의안 처리 계획을 앞당겼다.

도의회는 결의안에서 먼저 국책사업인 제2공항 건설사업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를 향해 “백년대계의 국가정책 결정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충분한 이애에 기반한 동의’를 할 수 있도록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를 위해 얼마만큼의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제2공항 건설 추진의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고 지역주민과의 상생방안 마련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당시 공약이었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제2공항 성읍반대대책위원회는 지난해 9월 사전타당성 조사를 재검증하기 위한 검토위원회를 가동했다. 하지만 3개월 운영기간이 만료되자, 국토교통부는 제기된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면 검토위 연장을 요구하는 반대위측 의견을 무시하고, 이렇다할 권고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활용을 종료해버렸다.

이에 대해 제주도의회는 “국토교통부는 지역주민들을 배제한 채 제2공항 기본계획 착수보고회를 어제(22일) 비공개로 강행하고 말았다”며 “이는 절차적 정당성과 주민 상생방안 마련을 위한 민주적 처리를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 및 정책기조와도 배치됨은 물론 120만 내외 제주도민들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법과 대한민국이 가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 규정하고 있는 평화적 집회․시위의 자유를 합법적 틀 내에서 최대한 보장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명쾌한 사실관계 규명 등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를 위한 노력 △36일째 단식하고 있는 김경배씨의 단식중단 및 건강회복, 도민과의 갈등 해결, 상생방안을 위한 노력 등을 국토교통부와 제주도 당국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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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의안 채택 후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는 김태석 의장과 본회의장 앞에서 '제2공항 반대'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 도청앞 천막촌 단식자들. ⓒ제주의소리
결의안을 처리한 뒤 김태석 의장은 거듭 “지역의 문제는 지역민의 참여로 정책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이게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철학에 맞는 것”이라며 “국토교통부는 지역의 문제에 대해 지역과 함께 풀어나가려는 노력을 해달라. 제주가 아닌 세종시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면 의회도 강구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36일째 단식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김경배씨는 이날 본회의 시작 10여분쯤부터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의원들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의 절차적 투명성 공약마저 내팽개치며 강행하고 있는 제2공항을 도민의 대표기관이 막아달라”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날 결의안 채택을 지켜본 천막촌 단식자들은 “기본계획 수립 중단이나 도민의견 수렴 절차에 대한 의결이 빠진 결의안은 빈껍데기에 불과하다. 전형적인 눈치보기 결의문”이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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