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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전 군법회의 위법성 첫 인정...제주 4.3특별법 개정 과제

김정호 기자 newss@hanmail.net 2019년 01월 17일 목요일 17:07   0면
[초점] 4.3 재심 사건 공소기각 의미.과제...희생자 명예 회복 위해 4.3특별법 개정 나서야

법원이 17일 제주4.3생존 수형인에 대한 재심에서 검찰의 공소를 기각하면서 사법부가 사상 처음으로 군법회의의 절차적 위법성을 인정했다.

군법회의는 1948년 12월부터 1949년 7월 사이 제주에서 이뤄진 불법 군사재판이다. 당시 정부는 1948년 12월 14차례 재판에서 형법 제77조 내란죄를 적용해 871명을 처벌했다.

1949년 6월부터 7월까지는 14차례의 재판을 열어 국방경비법 제32조(적에 대한 구원통신연락 또는 방조)와 제33조(간첩)를 적용해 사형 345명, 무기징역 238명 등 1659명을 처벌했다.

사형수를 제외한 수형인들은 인천과 목포 등 전국 형무소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중 대다수는 한국전쟁과 함께 집단 처형됐다. 재심 청구인은 이중 생존한 수형인 30명 중 18명이다.

소송의 쟁점은 재심 청구의 근거가 되는 공소장과 공판조서, 판결문 등 입증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군법회의 자료는 정부기록보존소가 소장한 수형인 명부가 유일했다.

재판부는 재심의 근거가 되는 확정 판결의 직접적인 자료가 없었지만 재심 청구인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송돼 옥고를 치르는 과정에서 사법기관의 판단이 있었다며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 법원이 17일 제주4.3재심사건에 대해 사실상 무죄 취지인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지자 제주4.3도민연대와 변호인단이 생존 수형인들에게 무죄를 뜻하는 나리꽃과 꽃다발을 전달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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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재심 사건의 발단이 된 4.3수형인 명부.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99년 정부기록보존소 부산지사 보관창고에서 찾은 국가 문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018년 12월17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제주도 인구의 10%가 희생되는 엄청난 비극이 이념과 공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됐다”며 국가 공권력에 의한 잘못을 처음 언급했다.

재판부도 재심 개시를 결정하면서 “청구인들은 당시 법원이 발부한 사전 또는 사후 영장 없이 불법적으로 체포‧구금돼 군법회의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뜻을 같이했다.

생존 수형인 진술을 토대로 옛 형사소송법에 따라 구속영장 발부 후 40일을 초과해 청구인들을 구금했고 조사 과정에서 폭행과 고문 등 가혹행위를 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측은 제주4.3 당시 불법감금 된 사람들에게 형 집행을 요구하는 군(軍)문서와 형벌 확정자의 집행 지휘 방법을 지시한 검찰 문서도 발굴했다.

소송을 맡은 임재성 변호사는 “행정부, 입법부에 이어 사법부가 군법회의의 위법성을 인정하고 권리구제에 나선 것에 의미가 있다”며 “다만 재심 청구인 18명에 국한된다”고 밝혔다.

이어 “유무죄를 떠나 70년 전 군법회의가 총체적 불법이었다는 점을 사법부가 인정했다. 무죄 선고보다 더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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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재심 사건의 발단이 된 4.3수형인 명부.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99년 정부기록보존소 부산지사 보관창고에서 찾은 국가 문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이 때문에 4.3생존 수형인은 물론 희생자까지 일괄적으로 명예를 회복시키고 특별재심 청구나 배‧보상 구제가 이뤄지도록 제주4.3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영훈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을)이 2017년 12월19일 대표 발의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 법률안’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개정안 제13조(군사재판의 무효)에는 ‘1948년 12월29일에 작성된 제주도계엄지구 고등군법회의 명령 제20호의 각 군사재판을 무효로 하고 희생자에 대해 보상한다’고 명시돼 있다.

4.3유족은 물론 제주도와 도의회, 지역 국회의원 등 지역사회가 한 목소리로 개정안 통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법안은 1년이 넘도록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강호진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오늘 재판으로 4.3 당시 군사재판의 부당성이 확인된 만큼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4.3특별법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동윤 4.3도민연대 대표도 “재심 선고는 왜곡된 역사를 사법부가 바로 잡았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국회에 표류중인 4.3특별법 개정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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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이 17일 제주4.3재심사건에 대해 사실상 무죄 취지인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자 제주4.3도민연대와 변호인단이 생존 수형인들에게 무죄를 뜻하는 나리꽃과 꽃다발을 전달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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