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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창작음악페스티벌의 일환으로 12일 ‘제주 창작 포럼’이 열렸다. ⓒ제주의소리

12~13일 제주창작음악페스티벌 개최...포럼서 타 장르와 협업, 창작 인프라 확대 등 제안

제주 예술 문화 가운데서도 더더욱 알려지지 않은 ‘작곡’ 분야 예술인들을 위해 창작 공연 참여, 아카이브 구축 등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제주 음악 창작인들의 모임 ‘모던아츠’는 12일부터 13일까지 제주도 신비의 도로 인근에 위치한 카페 ‘미스틱 3도’에서 <제주창작음악페스티벌>(조직위원장 임재규)를 개최했다.

제주창작음악페스티벌은 제주에서 활동하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발표하는 자리로, 2016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3회 째를 맞는다.

올해는 작곡가 김지민(소극장 오페라 <고니의 노래>), 임재규(아름다운 제주도 외), 홍요섭(소극장 오페라 <청혼>), 디어 아일랜드(그리다 외), 박상혁(Stranger things), 이현근(못 보낸 편지 외), 정은선(빨강머리 앤 외), 김베드로(당신은), 곽진(Pauseland), 서지선(Jeju prologue for piano quintet 외), 김수하(You and I  외) 씨 등이 참여해 자신들의 곡을 발표했다.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12일에는 ‘제주 창작 포럼’이 열렸다. 주제는 ‘음악창작분야 활성화를 통한 문화산업으로서의 역할과 준비를 위한 담론 형성’이다. 제주에서 작곡가들이 살아남고 창작 음악 분야가 자리 잡으려면 어떤 점이 필요한지 전문가들과 이야기 나눴다.

포럼에 앞서 홍정호 모던아츠 대표는 “냉정하게 제주 작곡가들이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은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작곡가의 역량, 경쟁력을 갖추는 것과 별개로 최소한의 작곡 행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제주작곡가협회를 만들고자 한다. 창작 환경을 점차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선희 한라일보 기자는 “제주도나 제주문화예술재단 등 공공 영역에서 마련하는 창작 인프라는 주로 시각 예술 쪽에 치우쳐져 있다”면서 “충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충주음악창작소 같은 창작 시설이 이제는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미술 작가들을 보면 작품에 음악을 사용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해 자신들이 만들어 쓰는 경우도 있다. 제주 작곡가들의 창작곡을 모아놓고 합당하게 제공하는 아카이브가 존재한다면 유익할 것”이라면서 “행정에서 만드는 뮤지컬, 오페라 같은 창작 공연에도 지역 작곡가들의 작품을 사용하는 인센티브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고희송 제주문화예술재단 본부장은 “제주 작곡가들이 다른 지역에도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성격의 사업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며 “작곡가들 역시 점차 달라지는 시대에 맞게 그에 따르는 시도를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제는 카페 같은 곳에서 창작물을 발표하고 그것을 지원하는 사업이 생겼다”고 밝혔다.

박기석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문화산업팀장은 “대중과 작곡가들이 만나는 색다른 시도를 더 많이 만들면 좋겠다. 비슷한 예로 게임 음악을 편곡해 오케스트라로 연주하거나, 애니메이션과 연계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려 본다”고 제안했다.

박규동 부산작곡가협회 회장은 “부산작곡가협회는 1983년 창설해 지금까지 이어오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예술성을 강조하는 경향으로 인해 대중과 멀어지기도 했다”면서 “작곡가들이 나서서 시장을 개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유치원 동요, 어린이 뮤지컬 등은 의외로 가능성이 있는 수요다. 필요하다면 공동 작업도 필요하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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