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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명사들이 꼭 들리는 제주 ‘생각하는 정원’의 성주엽 실장이 최근 책 《생각하는 나무이야기》(생각하는 정원)을 발표했다.

생각하는 정원은 중국 장쩌민 전 주석, 후진타오 전 주석, 북한 김용순 노동당 비서, 일본 나카소네 전 총리 등이 찾은 명소로 명성이 자자하다. 한 농부의 황무지 개척사로 중국 의무교과서까지 소개됐다.

저자 성주엽은 생각하는 정원을 만든 성범영 원장의 아들로 아버지를 도와 1992년 정원을 개원했다. 외부의 주요한 인사들이 올 때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정원이 부침의 과정을 거치며 1999년 경매되는 쓰라린 과정들을 경험해야 했으며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운영 관리를 담당해 아버지와 함께 2005년 회사를 다시 되찾았다.

이곳에서 저자는 젊은 시절 이해되지 않는 책임감과 감당하기 어려운 물리적인 중압감을 견뎌내야만 했다. 한때 상처라 여겼던 것들은 자양분으로 바뀌어 정원의 실상을 세밀하게 돌아 볼 수 있다. 그렇게 지난 30년 동안 정원에서 꾸준히 기록했던 글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생각하는 나무이야기》는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쉬운 문장이면서도 새로운 시각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깨달은 삶의 지혜와 통찰의 메시지를 전한다. 호흡은 짧아도 나무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글을 써내려 간다. 줄기, 열매, 뿌리, 꽃, 나무의 계절, 나무의 종류들을 다뤘으며 그 글마다 정원의 나무 사진까지 더해, 지루하지 않고 자연스레 읽을 수 있다.

“‘나무도 옮겨 심으면 삼 년은 뿌리를 앓는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나무가 딛고 서 있던 땅을 새롭게 바꾸는 작업은 존재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전문 이사업체가 발달한 요즘에도 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 낯선 지역으로 가는 일에는 상당한 마음의 준비가 따릅니다. 게다가 새롭게 둥지를 튼 곳에서 적응하는 일도 커다란 고민입니다. 이렇듯 무엇이든 옮겨 놓으면 자리를 잡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마련입니다. 한갓 미물이나 심지어 무생물조차 새로운 공간에 놓일 때 맥락과 분위기, 그 존재가 뿜어내는 아우라뿐만 아니라 존재 자체도 바뀌어 버립니다.”
- 《생각하는 나무이야기》 중에서
책 구성은 첫 번째 밑동 ‘나무의 시학’부터 ▲나무의 미학 ▲나무의 철학 ▲나무의 과학 ▲나무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드리는 기도로 나뉜다.

저자는 “자신이 정원을 선택한 게 아니라 정원이 자신을 선택했다. 내가 지어낸 글은 하나도 없이 모두 나무에게서 배운 지혜”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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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엽 생각하는 정원 실장. ⓒ제주의소리
1964년생인 저자는 중앙고등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군 제대 후 1991년부터 생각하는 정원에서 나무와 정원을 돌보고 있다. 나무를 통해 깨달은 이야기들을 모아 25년 만에 《생각하는 나무이야기》와 《나무편지》라는 두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현재 생각하는 정원 실장직을 맡고 있다. 삼성, LG전자, 서울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세미나 등 다수의 강의·강연을 했다. 

분재의 일상과 아름다움, 감상에서 얻어지는 통찰을 담은 《분재인문학》을 집필 중이다.

285쪽, 생각하는 정원,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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