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지킴이 박인천 씨 3일 강정천서 ‘수상한 해군’ 쓰레기 투척 촬영 고발 

제주해군기지 인근 강정천에서 군복 차림의 해군하사가 쓰레기를 하천 바닥 여기저기에 버리는 모습이 주민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는 동안 강정포구와 강정천 일대의 환경파괴를 일일이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온 강정지킴이 박인천 씨(38)가 3일 오전 강정천에서 촬영한 37초 분량의 영상에는 황당한 상황이 담겨있다. 
    
▲ 3일 오전 제주해군기지 인근 강정천에서 현역 해군 하사가 여러가지 쓰레기를 강청천에 투척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 몰래 쓰레기를 버리고 다시 줍는 모습을 사진 찍어 환경정화 활동으로 둔갑시키는 행위로 의심된다. ⓒ제주의소리
문제의 해군은 강정천변의 시멘트 도로를 걸어가며 하얀색 대형 비닐봉투에서 쓰레기 집게로 음료수 캔, 생수 패트병 등을 꺼내어 하천 바닥 여기저기로 흩어 뿌리고 있다. 

가끔씩 누가 보고 있는지 불안한 듯 쓰레기를 버리다 말고 눈치를 살피는 모습도 보였다. 

적당한 간격을 두면서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이 누가 봐도 예전부터 자연스럽게 버려진 쓰레기로 둔갑시키는 행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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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전 제주해군기지 인근 강정천에서 현역 해군 하사가 여러가지 쓰레기를 강청천에 투척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 몰래 쓰레기를 버리고 다시 줍는 모습을 사진 찍어 환경정화 활동으로 둔갑시키는 행위로 의심된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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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천 바닥에 붉은 색 원 표시는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 ⓒ제주의소리

이 영상을 촬영한 박 씨에 따르면 “평상시 (제주해군기지)부대주위나 강정천 정화활동을 한다고 해군에서 홍보를 하곤 하는데 실상은 이렇다”며 “오늘은 다른 곳에서 쓰레기를 주워온 것을 강정천이나 주위에 버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박 씨는 “자기들이 버린 것을 다시 줍는 모습을 사진 찍고, 그러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 마냥 해군 홍보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이 영상은 페이스북에 공개돼 누리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누리꾼 고 모씨는 “일부러 버리고 줍고 사진찍고 또 버리고 ㅋㅋㅋ 셀프 비버나셨네요. 참 기가 막히고. 해군이 할 일인가요?”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누리꾼들은 “이게 뭔 짓거리냐” “유치하다” “애들보다도 못하네” 등등 해군의 상식이하 행동에 대해 힐난하고 있다. 

강정천은 평소 물이 말라 있는 건천이 대부분인 제주에서 흔치 않게 맑은 물이 사시사철 흐르는 곳으로, 서귀포시민이 마시는 식수의 젖줄이기도 하다.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새들이 서식하고 있고, 은어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하지만 최근 환경오염 영향으로 매년 은어들이 줄어들고 있다.  

한편, 영상 속 쓰레기를 버린 해군은 해군 3함대 소속 한문식함 소속 현역 하사로 알려졌다. 이날 한문식함 소속 해군 30~40명이 서귀포시 강정천 일대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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