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검증위, 9개월만에 4차 회의 재개...자기자본 3조3730억 중 10% 입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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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최대 개발사업으로 5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제주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한 자본검증이 9개월만에 재개됐다.

제주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검증위원회(위원장 박상문 산업은행 제주지점장)는 27일 4차 회의를 개최했다.

오라관광단지는 제주시 오라2동 일대 357만5000여㎡에 제주 최대 규모의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관광호텔 2300실, 휴양콘도 1270실, 명품 빌리지와 같은 상업시설, 생태전시관, 워터파크, 18홀의 골프장 등이 계획됐다.

제주도는 오라관광단지 개발 자본의 투명성 등을 놓고 논란이 커지자 지난해 7월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자본검증을 결정하고 자본검증위원회를 가동해 올해 3월30일까지 3차 회의를 진행했다. 

그로부터 9개월만에 자본검증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6월 지방선거 기간 동안 개점 휴업했고, 선거가 끝난 후에는 사업시행자인 JCC의 모기업 중국 화융그룹의 회장이 구속되면서 자본검증위 활동이 중단됐다.

라이 샤오민 전 화융자산관리공사 회장은 거액의 부정축재 혐의로 중국 사법당국에 구속됐다. 지난 8월 라이 전 회장 소유 저택에서 총 2억7000만위안(약 440억원)의 현금 다발이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중국 매체들은 중국 금융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은닉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JCC는 지난 8월 자본검증위에 보완서류를 제출하고, 9월11일에는 오라단지 사업을 담당하는 화융그룹 계열사인 화융치업 까오간 대표가 원희룡 제주지사를 면담하며 자본검증위 재가동을 요구했다. 

자본검증위는 이날 회의에서 자기자본의 10%를 제주도가 지정하는 계좌에 입금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JCC는 환경영향평가 당시 총 투자액 5조2180억원 중 64.5%인 3조3730억원을 자기자본으로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머지 1조8447억원은 휴양콘도나 빌리지 분양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또 검증위 3차회의에서는 제출 자료를 통해 자기자본으로 1조2000억원만 투자하고, 나머지 2조원 가량은 차관(FDI)을 통해 조달하겠다고 했다.

이와관련 검증위는 자기자본 3조3730억원 중 10%인 3373억원을 내년 6월까지 제주도가 지정하는 계좌에 입금할 것을 요구했다.

지정계좌 입금의 의미는 일반적 자금 예치와는 달리 개발사업자가 함부로 인출할 수 없도록 하고, 사용할 때도 사업 추진과정에 따라 제주도와 협의후 사용하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3373억원을 일시적으로 긴급 차입해서 자본검증위를 통과할 수 없도록 장치를 마련해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문 위원장은 "JCC 측에 자기자본의 10%를 제주도가 지정하는 계좌에 입금하라고 요청했다"며 "그 결과에 따라 자본검증위원회를 개최해 최종 의견서를 작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자본검증위가 지정계좌 입금을 요구한 이유는 지금까지 제출된 자료를 1년여에 걸쳐 검증했지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자본확충에 대한 입증이 불충분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JCC의 모기업 화융그룹이 과연 3373억원을 제주도가 지정한 계좌에 내년 6월까지 제때에 입금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현재 중국정부는 외화유출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게다가 화융그룹은 비리에 연루된바 있어 현재 중국정부로부터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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