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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열린 제주이주민센터 레인보우스쿨 수료식. ⓒ제주의소리
제주이주민센터 레인보우스쿨 5개국 17명 중도입국청소년 한국어 교육 수료

"한국어를 배우는 동안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이 행복했습니다.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서툴지만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소감문을 읽어내려간 이국의 청년. 국적도, 생김새도, 언어도 모두 달랐지만 금세 마음을 열고 한마음이 된 그들이었다.

제주이주민센터의 레인보우스쿨 수료식이 5일 오후 6시30분 제주이주민센터 교육실에서 열렸다.

'레인보우스쿨'은 타 국에 살다가 한국에 들어온 중도입국청소년이 한국어나 특기적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무지개청소년센터가 여성가족부 지원을 받아 전국 24개소에서 직영 및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제주의 경우 제주이주민센터가 위탁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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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열린 제주이주민센터 레인보우스쿨 수료식. ⓒ제주의소리
지난 5월부터 반 년에 걸쳐 교육이 진행됐고, 이날 5개국의 17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게 됐다. 중국, 베트남, 일본, 러시아, 예멘 등에서 온 학생들은 한국어 교육 400시간, 특기적성 40시간을 비롯해 문화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마쳤다.

중도입국청소년의 유형은 외국인 부모의 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오거나, 한국인과 재혼한 외국인 부모를 따라 오거나, 한국인 부모가 외국에서 올해 생활해 한국어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거나 다양한 유형이 있다.

레인보우스쿨은 한국어를 비롯해 한국의 사회·문화 등 교육이 필요한 청소년이면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단순히 언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닌 한국과 제주의 문화를 직접 체험해 적응을 돕는 교육도 함께 진행됐다. 궁극적으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한국사회에서의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하도록 돕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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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열린 제주이주민센터 레인보우스쿨 수료식. ⓒ제주의소리
그간 충실히 수업에 참여해 온 학생들은 축하를 받으면서도 기쁨을 만끽했다. 아직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는 못했지만 내심 아쉬운 심경도 그대로 묻어나왔다. 정든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마주하는 시간이 줄어들게되면서다.

일본에서 살다가 다섯달 전 제주로 온 문인제(21) 학생은 "선생님들이 알기 쉽게 한국어을 알려주시고, 동생들과 만나면서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겼다"며 "오늘이 끝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수료 소감을 전했다.

예멘에서 온 A(18) 학생도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내서 행복했다. 많은 친구들을 사귀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며 "여기서 공부한 시간들이 예멘에 있을 때처럼, 예멘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 같았다. 마음이 많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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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열린 제주이주민센터 레인보우스쿨 수료식. ⓒ제주의소리
선생님도 아쉽기는 매한가지였다.  한국어 교육을 맡아 온 박연숙 교사는 "처음에 4명으로 교육을 시작해 한 사람씩 늘어나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수료를 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이 열심히 해줘서 너무 행복했다. 이후 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한국에 와서 잘 적응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홍성직 제주이주민센터장은 "한국에서 새롭게 생활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언어다. 제주에서 생활하며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학생들이 되는 소망을 갖고 있다"며 "첫 졸업생인 학생들이 앞으로도 이 학교를 이끌어가는 계기가 됐음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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