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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한이 함께 참여하는 예술 교류사업이 제주에서 첫 발을 뗄 가능성이 높아졌다. 12월 30일 제주아트센터에서 남북예술제가 열릴 예정이다. ⓒ제주의소리

린덴바움·북한 조선예술교류협회 협약 체결...12월 30일 제주아트센터, 통일부 허가 남아

한국전쟁 종전 이후 한반도가 유례없는 평화 국면에 접어든 요즘, 오는 12월 제주에서 남·북한이 함께하는 예술행사가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성사된다면 중단됐던 남북 민간 교류가 제주에서 첫 발을 떼는 셈이다.

린덴바움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음악감독 원형준)와 북한 조선예술교류협회(대리인 김송미)는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에서 <남북 예술제> 개최를 위한 합의서를 작성했다.

두 단체는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 정신에 기초해 조선반도의 평화를 위한 민간 급의 문화교류사업들을 활발히 벌이고, 정례적 사업으로 발전시켜 남북 방문 연주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도시 등을 순회 연주하기로 상호 협력한다"고 약속했다.

북한 조선예술교류협회는 1980년 8월 창설된 북한 문화성 산하 기관이다. 북한 예술의 대외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구상한 원형준 음악감독은 줄리어드 예비학교, 줄리어드 음대, Tibor Varga 아카데미에서 음악을 공부했고 10세 때 서울시향과 협연하는 등 재능을 인정받은 음악인이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초청 연주, 뉴욕인권네트워크 초청(2016), 파리정치대학 TEDx 초청(2017), 제네바 평화 회담 연사(2017), 미국 하버드 대학 Kirkland House 명예위원 등 국제 활동도 펼쳐왔다.

최근에는 음악을 통한 평화 실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광복 70주년 판문점 평화음악회, DMZ 평화음악회 등을 기획했으며, 2010년 북한에 남북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일찌감치 제안한 바 있다. 이번 남북 예술제가 성사된다면 9년 만에 원하던 남북 예술 교류가 성사되는 셈이다.

린덴바움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첫 남북 예술제 장소를 제주로 낙점했다. 원형준 감독은 '세계 평화의 섬 제주'의 취지에 깊이 공감하며 평소 제주에 많은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진다. 

주최 측은 공연일을 12월 30일 오후 7시 제주아트센터로 계획한 상태이며, 내년 1월 30일까지 미술 전시도 병행한다. 음악 공연은 남한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 음악감독, 북한에서는 가수이기도 한 김송미 대리인이 출연하는 방안이 유력하고, 나머지 출연진은 현재 구상 중이다. 

미술 전시는 남한이 평화, 바람, 한라산을 주제로 선정하는데 변시지, 이이남, 채기선 작가 작품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북한은 황영준 작가 작품이 높게 점쳐진다.

북한 당국도 남북 예술제를 승인한 상태에서, 현재 구체적인 사업 계획안을 확정짓고 난 뒤 통일부 허가를 남겨두고 있다.

남북 예술제 주제는 ‘평화의 바람, 백두에서 한라까지’로 정했다. 주최 측은 “바람은 두 가지를 뜻한다. 제주의 삼다(三多) 중 하나로 제주를 상징하는 바람(wind)과 염원하고 바라는 바람(wish)이다. 백두에서 시작된 평화의 바람이 한라까지 이어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남북 예술제는 순수 민간 차원에서 진행하는 행사로, 제주도에서 지원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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