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암매장 4.3유해 29구, 70년만에 가족과 해후...일부만 신원확인, 국비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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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는 22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교육센터에서 4.3희생자 유해 29구 봉안식을 가졌다.
제주 4.3희생자 유해 29구의 신원이 확인돼 70년만에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제주도는 22일 오전 제주4.3평화교육센터에서 신원이 확인된 4.3희생자 유해 29구에 대한 봉안식을 가졌다.

29구의 유해는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서북쪽과 동북쪽에서 발굴된 404구 중 일부다. 

하지만 지금까지 유전자감식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이번 29구를 비롯해 100여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10년 가까이 예산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유해발굴과 신원확인을 위한 국비 12억원이 지원되면서 올해 새롭게 29구의 신원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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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는 22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교육센터에서 4.3희생자 유해 29구 봉안식을 가졌다.
29구의 유해는 1949년 군법회의 사형수 21명, 1950년 삼면예비검속 희생자 7명, 기타 1명으로 확인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추도사에서 "통한의 70년을 뒤로하고 가족 품에 안기시는 희생자 영전에 머리 숙여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부모와 형제를 가슴에 묻고 인고의 시간을 견뎌 오신 유족 한 분, 한 분께 위로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4.3의 완전한 해결과 세계평화의 중심으로 제주가 앞서가는 그날까지 영령들께서 함께해 주시기를 믿는다”면서 “가족 품에서 평안히 안식하기를 바란다”고 영면을 기원했다. 

유해 신원확인 작업에 참여한 이숭덕 서울대 법의학연구소 교수는 “기존 유전자 검사 방법은 유해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확인이 매우 어려웠으나, 새로운 검사방법인 SNP 검사를 통해 더 많은 신원 확인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단일 염기 다형성 검사(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는 169개 마커를 비교함으로써 기존 STR(Short Tandem Repeat‧보통염색체 또는 성염색체 검사) 방식보다 식별률이 2.5배 높다.

유가족들은 70년 만에 만난 가족의 유골을 마주하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유해‧유가족 상봉 내내 장내에는 통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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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는 원희룡 제주지사.
4.3 당시 오빠를 잃은 양모(77‧여)씨는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유해가 담긴 함을 꼭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양씨는 취재진에게 "너무 늦게 찾아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말을 더 잇지 못했다.

발굴된 404구의 유해 중 아직도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유해가 279구나 된다. 정부의 예산지원 등이 절실한 이유다.  

오임종 4.3유족회 회장 대행은 “정부의 예산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유해가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4.3 특별법(개정안)이 하루 빨리 시행돼 최소한의 도리와 배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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