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오대익 “여론조사라도 해보자”…원 지사 “추진을 전제로 하는 거라..” 난색

급증하고 있는 탐방객 때문에 아파하고 있는 한라산의 식생훼손, 토양유실 등을 막을 처방전으로 ‘자연친화적 케이블카’ 설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추진에 앞서 도민여론을 살펴보자는 여론조사 실시 요구에 원희룡 지사는 “여론조사라는 게 추진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난색을 표명했다.

제주도의회 오대익 교육의원은 21일 열린 제366회 제2차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서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을 통해 제주 최고의 환경자산인 한라산 환경보존 대책을 놓고 질의응답을 주고 받았다.

▲ 21일 원희룡 지사(뒷모습)을 상대로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오대익 교육의원. ⓒ제주의소리

오 의원은 준비한 시청각자료를 제시하며 “한라산이 아파하고 있다. 울지도 않고 죽게 참고 있다”며 “이렇게 한라산을 아프게 하는 게 사람이다. 답압(발자국 압력) 때문이다.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원 지사는 “예약탐방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오 의원이 “예약탐방제로 한라산을 오르려는 탐방객들을 막을 수 있느냐”고 되묻자, 원 지사는 “막아야 한다”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오 의원은 한라산 5개 탐방로(어리목, 성판악, 영실, 관음사, 돈내코)별 탐방객 수를 비교한 뒤 “어리목 코스는 탐방객 적정인원의 202%가 산을 오르고 있다. 그런데 관음사와 돈내코 코스는 탐방객이 적정인원보다 적다. 이를 분산시키면 한라산이 덜 아플텐데 분산시킬 복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원 지사는 “탐방로별 분산은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라고 전제한 뒤 “그렇지만 억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요인을 제공해야 한다”며 “남벽 코스 개방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잘 정비를 하고 환경단체와도 협의해 개방해서 탐방객 분산을 유도해야 한다고 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자 오 의원은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를 대안으로 검토할 의향은 없느냐”고 제주사회의 수십년 논쟁거리인 케이블카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오 의원은 “예전에도 추진을 전제로 용역까지 실시한 바 있다. 당시 도민들이 반대해서 안된 것으로 아는데, 환경부의 지침과 가이드라인에 걸쳐서 무산됐다”며 “저는 5개의 탐방로 분산 방법으로 케이블카 설치가 정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여론조사라도 해볼 의향은 없느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원 지사는 “여론조사를 한다는 것은 추진을 전제로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그 점에 대해서는 저희가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오 의원은 “반드시 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 참에 도민들의 생각이 어떤 것인지는 알아볼 필요가 있다”며 “가만히 있으면 한라산은 죽는다”고 우려했다.

이어 “일부에서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한라산 환경이 훼손된다고 하는데, 알프스가 케이블카 있어서 아름답지 않다고 하는 사람 있나. 단 한명도 없다. 다 박수친다”면서 “검토할 생각조차 하지 않으니까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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