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장애인의원 김경미 “껍데기 불과”…원 지사 “종합계획 수립, 의무화 추진”

시즌2를 맞은 원희룡 도정이 유니버설디자인 전담부서를 신설했지만, 그에 걸맞는 예산은 뒷받침되지 않아 “알맹이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각종 공사, 시설 설계단계에서부터 유니버설디자인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개선을 약속했다.

제주도의회는 21일 제366회 제2차 정례회 제5차 본회의를 열어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사흘째 도정질문을 이어가고 있다.

▲ 21일 속개된 제366회 제2차 정례회에서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김경미 의원(오른쪽). 휠체어에 탄 김 의원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원 지사도 앉은 채로 답변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첫 번째 질문에 나선 김경미 의원(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고 물으면 사람, 사람,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라는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라는 의미의 마오리족 격언은 소개하며 유니버설디자인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김 의원은 먼저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도시디자인담당관 신설은 유니버설디자인 제주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생각한다.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했다.

문제는 정책실현을 위한 예산 뒷받침이다.

김 의원은 “조직만으로는 정책이 실현되지 않는다. 필수적인 것이 예산”이라며 “조직을 어렵게 신설하고도 예산을 편성하지 못하면 ‘알맹이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제주도가 편성한 2019년도 예산안에는 반영된 유니버설디자인 관련 예산은 △유니버설디자인 인증제도 도입 5000만원 △홍보비 5000만원 △환경개선사업 15억 등 18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조직을 실설하면서 정책실천의 의지를 보인 것에 비하면 턱없는 예산. 유니버설디자인 기반 기설 조설에 대한 의지가 있는 지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보냈다.

제주시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의원은 “제주시 노인장애인과는 복권기금으로 ‘유니버설을 담은 장애 없는 이용환경 조성사업’ 8억8000만원, 편의시설 확충사업 12억8500만원을 확보했다”며 제주시 공직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제주도가 계획하고 있는 무장애 관광지 조성사업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제주도는 내년도 무장애 관광지 1곳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 의원은 “해수욕장을 비롯해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지를 선정해 누구하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제주관광 모델이 돼야 하는데, 제주의 많은 관광지를 생각해보면 매년 1개소끽 조성해서는 갈 길이 너무 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민선 6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도시 기반과 함께 관광지까지 제주가 유니버설디자인의 메카가 되어야 한다”며 “제주에서 시설되는 모든 공사에 유니버설디자인이 적용될 수 있는 교육과 과업지시서 작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유니버설디자인 확대에 대한 도지사의 철학을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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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지사. ⓒ제주의소리
일괄질문이 끝난 뒤 답변에 나선 원희룡 지사는 “과거 경제발전이 덜할 때는 의식주 해결에 급급했지만, 지금은 개개인의 욕구와 기회 제공이 맞춤형으로 충족시켜주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며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해서는 제주도정의 중요한 가치로 삼겠다”고 적극적인 추진의지를 피력했다.

원 지사는 또 “중요성에 비해 투자가 미진했던 게 사실”이라며 “유니버설디자인 기본계획,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기준을 조례에 포함해 의무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관련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단편적으로 배정하기 보다 전반적인 계획을 수립해 도본청과 행정시가 협력하면서 빠른시일 내에 확대시켜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무장애 관광지 조성사업과 관련해서도 “설계단계에서부터 유니버설디자인을 의무화하는 방안, 도시디자인담당관(유니버설디자인)과 협의를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 관련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보충질문에 나선 김 의원이 과업지시서와 관련해 “유니버설디자인 조례, 가인드라인이 있기는 한데, 행정에서 체크리스크를 만들어서 적용여부를 꼼꼼히 챙길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자, 원 지사는 “당연히 지침을 만들겠다. 일반적인 것은 조례에 명문화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말해 유니버설디자인 확대에 대해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끝으로 김 의원은 “저는 소수자의 대변인이다. 소수자에 날개를 달아주는 민선 7기 멋진 도지사가 되어달라”고 당부하자, 원 지사도 “의원님도 화이팅하시라”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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