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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선, 가시덤불 활용 개인전 30일까지...“4.3미술제 참여 계기, 4.3의 현재 되돌아보다”

제주 출신 이승수(42) 미술작가는 11월 21일부터 30일까지 제주시 아라동 거인의정원에서 개인전 <헛묘>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제주4.3에 대해 고민해온 결과물을 자신만의 설치 작품으로 선보인다. 

구리선, 가시넝쿨을 이용한 <레드 아일랜드>와 <헛묘>, 본인 할아버지 묘비를 등장시킨 <가족사진>, 4.3에 대한 본인 가족들의 대화를 녹음한 작품까지 총 네 점을 전시한다.

그는 “몇 년간 4.3미술제에 참여하면서 4.3의 단편적인 기록과 이미지들을 이번 전시를 통해 좀 더 연구자의 태도로서 접근했다. 4.3을 기록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신작에 대해 설명한다.

헛묘는 말 그대로 비어있는 묘다. 주검의 실체는 없으나 헛묘의 주인공이 입었던 옷가지나 사물들을 넣어둔다.

작가는 4.3미술제 경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본인 가족이 겪은 4.3 이야기까지 깊이 파고든다. 그는 “가족 구성원 안에서 다양한 세대들의 4.3에 대한 기억, 인식에 대한 깊이를 알아보고, 4.3의 현재 시점을 되돌아보고자 한다”고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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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수의 작품 <헛묘>, 가변크기, 구리선-가시넝쿨, 2015. 제공=이승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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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수의 작품 <레드 아일랜드>, 가변크기, 구리선-센서조명-가시넝쿨, 2018. 제공=이승수. ⓒ제주의소리

이승수 작가는 구리선, 철선, 스테인레스 스틸선을 용접하는 노동 집약적 작업으로 창작을 한다. 최근에는 오랜 시간과 공간의 흔적이 담긴 자연물이나 인공물을 발굴하듯 찾아내 그 기억의 의미를 찾아내려는 조소 설치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작가는 “제주에서 나고 자란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아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제주도 미술대전 대상(2001), MBC 한국구상 조각대전 대상(2004), 제주청년작가전 우수작가상(2007), 초계청년미술상(2011) 등을 수상하고 개인전을 가졌다. 대한민국 신진작가상 수상 초대전, 초계청년미술상 초대전 등 100여회 단체전에 참여했다. 

전시 부대행사로 24일 오후 5시부터 전시장에서 문성호, 홍조와 함께 <미술가, 싱어송라이터를 만나다>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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