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1개 농가 중 규모화된 농가 '하차경매'...영세농은 예전대로 '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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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우 정무부지사와 김경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제주 양배추 하차경매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이 진실공방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서울시와 제주도가 극적으로 합의했다.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와 김경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이 16일 오후 1시50분 도청 기자실에서 공동 브리핑을 가졌다.

이날 브리핑에 앞서 오후 1시부터 도지사 집무실에서 양배차 하차경매 유예와 관련해 2차 협의를 벌였다.

양배추 하차경매 유예는 제주농가들이 꾸준하게 요구해 왔지만 서울시는 더 이상 유예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12일 서울시를 전격 방문, 박원순 시장과 면담을 갖기도 했다.

당시 제주도는 "박원순 시장이 양배추 하차경매 1년 유예를 검토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서울시는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박 시장이 제주산 양배추 하차경매를 1년 동안 유예하기로 약속한 사실이 없으며, 서울시는 가락시장 차상거래 품목에 대한 하차거래의 원칙과 기준을 지켜나갈 계획"이라고 보도 내용을 일축했다. 

이 때문에 원희룡 제주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양배추 하차경매 유예와 관련해 '진실공방'이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도와 서울시는 지난 14일 논의했지만 결론을 못냈고, 이날 오후 협의를 통해 최종 결론을 냈다.

결론은 소농과 고령농은 하차경매 1년을 유예하고, 나머지 대농은 하차경매를 시범실시키로 한 것이다.

안동우 정무부지사는 "제주도가 발표한 내용과 서울시가 발표한 내용이 달라 도민과 양배추 농가가 혼란을 빚었다"며 "오늘 협의를 통해 2018년산 양배추는 일정부분 시범적으로 하차경매를 실시하고, 영세농과 고령농은 기존 방식대로 상차방식으로 출하키로 했다"고 밝혔다.

안 부지사는 "지난해 가락동시장에 양배추를 출하한 농가는 271개 농가로 이 농가 중 나이가 들고, 영세농은 기존 방식대로 작업을 해서 출하하게 됐다"며 "대신 규모화된 농가는 시범사업으로 하차경매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경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은 "먼저 양배추 하차거래로 많은 분들이 심려를 끼쳤고, 그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가락시장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양배추를 출하한 농가는 271개 농가로 확인됐다. 공사는 당장 12월15일부터 하차경매를 실시하겠다는 게 기존 입장이지만 고령이나 가족단위 농가는 하차경매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서 기존 방법을 유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물류비용 지원에 대해 김 사장은 "이미 무와 양파는 지난 9월부터 하차경매지원을 하고 있다"며 "그물망 출하는 3000원, 종이박스 6000원이며, 제주 무의 경우 해상으로 출하기 때문에 특수성을 고려해 1만원씩 지원하고 있는데 양배추의 경우도 제주도와 협의해서 지원금을 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김학종 양배추생산자협의회장은 "제주농가 입장에선 당장 발등의 불은 꺼진 것"이라며 "어찌보면 다행이다. 내년부터는 하차경매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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