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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치과의사신협(이사장 신용래, 앞줄 오른쪽)이 10월29일 중국 국영기업 제루이 그룹 회의실에서 550만달러 규모의 임플란트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제주치과의사신협은 제주도내 치과의사들이 출자해 1995년 설립한 신용협동조합이다. 금융업과 치과재료 판매, 인문도서관 등을 운영해왔다.  

중국 국영 '제루이 그룹'과 임플란트 550만 달러 단독수출 계약 체결...향후 5년간 확장

섬이라는 장벽을 극복하고 대륙으로 가는 길을 뚫었다. 무궁무진한 중국 의료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놓은 제주치과의사들의 얘기다.  

제주치과의사신협(이사장 신용래)이 지난 10월29일 중국 국영기업 ‘장수 제루이 과학기술 유한회사’와 550만 달러(한화 약 63억원) 규모의 '이지크라운(EZ CROWN)' 수출 단독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지크라운'은 나사를 쓰지 않고 임플란트에 결합하는 신기술이 적용된 보철 시스템으로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제품이다. 이번 계약으로 위드웰(대표 전만휴)이 제작한 임플란트도 같이 수출된다.

제주치과의사신협이 이번에 계약을 성사시킨 '제루이 그룹'은 27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중국 국영기업으로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의 자회사이자, 의료기기 산업분야와 군 전자정보산업 등 중국내 기술산업 분야의 상위그룹이다. 전체 직원 중 절반 이상인 1600여명이 전문 기술인력으로 구성됐다. 

이지크라운은 제주치과의사신협과 부산대학교 보철과(허중보 교수), 삼원DMP(대표 채희진), TM덴탈(대표 박고춘)이 공동으로 개발해 5년간 임상 실험을 거쳐 지난해 출시된 혁신적인 제품다. 

나사 등을 이용하는 기존 임플란트는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잇몸에 박힌 보철물 등을 모두 들어내야만 하지만, 이지크라운은 이런 불편함을 개선한 혁신적인 기술이다. 

잇몸에 지대주를 심고, 별도의 보철물로 임플란트를 연결해 탈부착이 가능토록 설계했다. 정교한 기술로 일반인들이 건드려도 분리되지 않도록 안정성도 높였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임플란트 분리가 쉬워 보철물 수리나 임플란트 주위염 처치가 쉽다. 환자 입장에서도 잇몸은 그대로 놔둔 상태에서 치료가 진행되기 때문에 장점이 크다.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의료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에서도 비슷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제품은 제주치과의사신협에서 공동 개발한 이지크라운 단 하나다. 

중국 측이 끊임없이 '왜 하필 유럽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제주도냐?'고 돌다리 두드리듯 혹독한 검증을 거쳐 계약이 성사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토대로 제주치과의사신협은 중국 국영기업인 제루이 그룹과 단독 수출 계약을 맺었다. 올해 초부터 9개월간에 걸친 치열한 협상 끝에 따낸 계약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제주치과의사신협은 제루이 그룹과 함께 중국 시장에서 인허가 취득과 제품을 판매하게 됐다. 

우리나라 치과 기술의 중국시장 진출은 이번이 최초다. 우리나라 의료계를 통틀어도 인공뼈에 이어 두 번째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열지 못한 중국 시장의 문을 제주 치과의사신협이 해낸 셈이다. 

제루이 그룹은 제주치과의사신협과 함께 중국 치과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구상이다. 이에 따라 치과용 제품을 제주치과의사신협을 통해 공급 받아 판매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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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TIWA구강병원 개원식 당시 모습. 제주치과의사신협 관계자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제주치과의사신협과 제루이 그룹의 계약은 이번 한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최소 5년간 장기적인 거래가 이뤄질 전망이다. 임플란트 등 무궁무진한 중국 의료시장 역사에 '제주치과의사신협'의 이름을 확실하게 남기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제주치과의사신협은 중국 뿐만 아니라 유럽과 일본에서도 이지크라운 인허가를 취득해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유럽에선 하이덴탈(대표 김용락)·한국치아은행강북지사(대표 류호정)와, 일본에선 제주코아덴탈(대표 안진오, 고승우)과 힘을 합쳐 성공적인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제주치과의사신협은 중국 연운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치과병원인 ‘TIWA구강병원’을 운영하는 김해군 원장(연운항치과의사협회 부회장)과 치과의료기술 교류와 교육사업 등도 공동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도 김해군 원장과 권혁운 중국회해대학 교수, 손영석 전 대한치과기공사협회 회장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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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래 제주치과의사신협 이사장. ⓒ제주의소리
신용래 제주치과의사신협 이사장은 “전국치과의사신협 회원인 제주치과의사신협이 어려움 속에서 중국 국영기업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전국치과의사신협 회원사라는 점이 중국 국영기업과 계약체결에 큰 힘이 됐다”며 “우리나라와 중국의 치과 의술·산업 교류와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밝혔다. 

신 이사장은 "중국 측 관계자들 중에선 계약이 최종 성사되기 직전까지도 끊임없이 '왜 유럽의 선진기술과 제품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냐? 그것도 대한민국에서도 가장 작은 지방에 속한 제주도냐?'고 검증에 검증을 거쳤다"면서 "결국 계약이 성사된 것은 그들이 우리의 제품과 기술을 인정한 결과"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한편, 전국치과의사신협은 치과의사들이 직접운영하는 전국 12개 단체 신용협동조합 연합이다. 조합원 수 6000여명, 총 자산 8000억원 규모다. 

제주치과의사신업은 2012년 전국 최초 인문고전 도서관인 ‘불기도서관’을 개관했으며, 100차례 넘게 인문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의료계뿐만 아니라 금융계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또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 등이 불기도서관을 방문할 만큼 협동조합이란 제도의 틀 안에서 사회·경제적 가치를 새롭게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 '혁신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중국 국영기업 '제루이' 그룹은? 

중국 국영기업 제루이 그룹은 중국 강소성 연운항에 있는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 자회사다. 과학기술 연구와 개발투자, 제품생산 등을 통합하는 과학연구소며, 27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전문기술인력만 1600여명에 달한다. 베이징과 상하이, 칭다오 등 지역에 지주회사와 지사를 두고 있다. 주로 군용 전자정보 산업과 민간 전자정보 산업, 스마트 장비 산업과 기계, 자동화 장비, 에너지, 건축 자재, 신소재, 제약, 의료기기 산업 등 분야에 집중하는 기업이다. 중국에서만 605건의 특허권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 정부 핵심 기술 연구를 맡고 있다. 특히 복막투석 기술 분야에서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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