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황금알이 제주출신 장영춘 시인의 시집 <단애에 걸다>를 황금알 시인선 184번째 시리즈로 펴냈다. 값 9000원. 

제주 애월읍 곽지리가 고향인 장영춘 시인은 지난 2001년 지천명의 나이로 ‘시조세계’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 한 늦깎이 여류시인이다.

이번 장영춘 시집 <단애에 걸다>는 ▷1부 아득히 비켜선 자리 ▷2부 별짓 다 해봤자 ▷3부 바람결 증언하듯 ▷4부 내 사랑 굽이굽이 ▷5부 고독한 왕이 되다 등 5부로 구성되어 총 55편의 시를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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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출판 황금알이 제주출신 장영춘 시인의 시집 <단애에 걸다>를 황금알 시인선 184번째 시리즈로 펴냈다. 값 9000원. ⓒ제주의소리

단애에 걸다

이 겨울 누가 내게 마른 꽃을 건넨 걸까
거꾸로 걸어 놓은 한 움큼 산수국이

기어코 애월바다로 
나를 끌고 나왔다

어디로 가는 걸까 한 무리 괭이갈매기
저마다 파도 끝에 사연들을 묻어놓고

해질녘 아득한 하늘
또 하루를 삭힌다

늦은 귀갓길에 눈 몇 송이 남아서
모난 마음 한쪽 자구만 깎아낸다

아슬히 단애斷崖에 걸린
인연마저 떠민다 

시인 박명숙은 장영춘의 시집 <단애에 걸다> 발문에 “시는 자체의 언어를 갖고, 시인은 먼저 제 목소리를 듣는다”라며 “단애에 걸려 길을 잃게 된 시는 길 없는 지난한 시간을 고통스럽게 통과한 끝에 마침내 단애를 건너는 첫발을 내디디면서, 놓치려던 자아를 구하고 방기된 삶을 회복하는 주제를 성취한다. 상한 영혼의 치유를 위한 마음찾기가 아닐 것인가”라고 썼다. 

‘너’를 놓치면서 ‘나’를 버리고, ‘너’글 붙잡으면서 ‘나’를 되찾는 길 찾기가 곧 상한 영혼의 치유를 위한 마음찾기가 아닐까하는 비유를 덧붙였다. 

장영춘 시인도 책 머리 ‘시인의 말’을 통해 “무엇을 찾아 나섰는지 / 나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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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춘 시인. 제주 애월읍 곽리리 출생 ⓒ제주의소리
가도 가도 / 아프도록 / 멀기만 하다”며 독백하듯 시집 발간 소감을 짧게 고백했다. 

장영춘 시인은 시집 <쇠똥구리의 무단횡단> <어떤 직유>, 현대시조 100인선 <노란, 그저 노란>이 있다. 한국작가회의, 제주작가회의, 제주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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