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에 덥힌 세 살배기를 가슴에 품고 바다쪽으로 향했던 실종 여성이 결국 숨진채 발견됐다. 딸이 싸늘한 시신으로 인양 된지 사흘만이다.
7일 오후 6시39분 제주항 7부두 하얀 등대 앞 방파제에서 낚시객이 여성 변사체를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해경은 119와 공동으로 시신을 인양해 제주시내 병원에 안치했다.
발견 당시 여성은 긴 생머리에 곤색 점퍼와 검정색 레깅스를 입고 있었다. 해경이 지문을 확인한 결과 변사체로 발견된 장모(3)양의 엄마인 장모(33)씨로 최종 확인됐다.
장씨가 인양된 지점은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용담3동 해안에서 동쪽으로 5km 떨어진 곳이다. 반면 딸은 반대편인 애월읍 신엄리에서 발견됐다. 두 지점은 18km 가량 떨어져 있다.
해경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내일(8일)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폐에 물이 찬 정도를 확인해 익사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국과수에 플랑크톤 검사도 의뢰할 계획이다.
엄마도 익사로 확인 될 경우 모녀가 바다로 투신했을 가능성이 커진다. 딸의 경우 부검 결과 전형적인 익사라는 소견이 나왔다. 외부 충격으로 인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제주에 도착한 모녀는 당일 오후 10시28분쯤 3번 게이트를 통해 공항을 빠져 나온 뒤 택시를 이용해 제주시 삼도동의 한 모텔로 향했다. 이 곳에서 이들은 2박을 했다.
장씨는 11월1일 숙소 인근 마트에 들러 극단적 선택을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여러 물품을 구입했다. 실제 모텔 욕실에서는 불에 그을린 흔적까지 나왔다.
2일 오전 2시31분 모녀는 모텔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7분 뒤 용담3동 해안도로에서 내렸다. 당시 장씨는 이불에 감싼 딸을 품에 안고 서쪽 해안도로로 향했다.
오전 3시50분에는 해안으로 이어진 계단으로 내려갔다. 이 모습이 경찰이 확인한 모녀의 마지막 행적이다. 경찰과 해경은 모녀의 투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일대를 집중 수색해 왔다.
해경 관계자는 "발견당시 장씨는 테트라포드 사이에 껴 있었다"며 "신원이 확인 된 만큼 내일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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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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