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동 해안도로 CCTV서 확인, 모텔서 '극단적 선택' 시도 흔적도...부검 통해 딸 사인 규명   
제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의 마지막 행적은 이불에 덥힌 세 살배기 딸을 가슴에 품고 차디찬 바다쪽으로 향하는 모습이었다.

6일 제주지방경찰청은 제주 해안에서 숨진채 발견된 장모양(3)과 엄마 장모씨(33)의 마지막 행적을 따라 용담동 해안도로의 폐쇄회로(CC)TV를 확보하고 이들이 해안으로 향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 모녀는 2일 오전 2시31분 투숙중이던 제주시 삼도동의 한 모텔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7분 뒤 용담3동 해안도로에서 내렸다. 

당시 장씨는 이불에 감싼 딸을 품에 안고 서쪽 해안도로를 따라 수십미터를 걸었다. 이어 오전 3시50분쯤 해안으로 이어진 계단을 이용해 바다쪽으로 향했다.

이 모습이 경찰이 확인한 장씨 모녀의 마지막 장면이다. 경찰은 인근 식당의 CCTV를 추가로 확인했지만 장씨 모녀가 밖으로 나오는 모습은 확인하지 못했다.

▲ 11월2일 오전 2시38분쯤 제주시 용담3동 해안도로에서 장모(33.여)씨가 세살배기 딸을 이불에 감싸고 택시에서 내려 주변을 서성이는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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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2일 오전 2시38분쯤 제주시 용담3동 해안도로에서 장모(33.여)씨가 세살배기 딸을 이불에 감싸고 택시에서 내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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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주에서 딸과 함께 제주에 온 뒤 자취를 감춘 장모(33.여)씨가 11월2일 오전 2시38분 택시에서 내린 제주시 용담3동 해안도로 지점.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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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모(33.여)씨가 11월2일 오전 2시38분 택시에서 내린 제주시 용담3동 해안도로. 장씨 모녀는 바로 옆 바닷가로 향하는 계단으로 내려갔다. 이 모습이 CCTV로 확인된 마지막 행적이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당시 장씨는 긴 머리에 회색 계열의 상의,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바다로 향할 당시 품 속에 있던 딸이 살아있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장씨 모녀가 당시 바다로 투신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날 오후 2시부터 방범순찰대와 타격대, 수사팀, 형사팀 등 150여명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시작했다.

해양경찰도 장양이 발견된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에서 철수하고 오후부터는 용담동 앞바다에 잠수부를 투입해 수중수색을 벌이고 있다.

바다 위에서는 구조정 등을 투입해 해안가 수색도 진행중이다. 해경 헬기도 동원해 바다와 육상, 하늘에서 합동 수색에 나섰다.

장씨 모녀가 해안도로로 이동하기 직전 머문 숙소에서도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나와 경찰이 사실 관계를 조사중이다.

장씨는 10월31일 오후 3시쯤 경기도 파주에서 어린이집을 마친 딸을 데리고 김포공항으로 이동한 뒤 오후 8시36분 항공편으로 제주에 입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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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2일 오전 2시38분쯤 제주시 용담3동 해안도로에서 장모(33.여)씨가 세살배기 딸을 이불에 감싸고 해안도로 주변을 서성이는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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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도착한 이들은 오후 10시28분쯤 3번 게이트를 통해 공항을 빠져 나온 뒤 택시를 이용해 제주시내 모텔로 향했다. 이 곳에서 이들은 2박을 했다.

장씨는 숙소 인근 마트에 들러 극단적 선택을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여러 물품을 구입했다. 실제 모텔 욕실에서는 불에 그을린 흔적까지 나왔다.

장양은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2일을 기준으로 이틀 뒤인 4일 오후 6시36분쯤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가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용담과는 직선으로 13km 떨어진 거리다.

해경은 장양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오후 2시부터 부검을 진행중이다. 부검을 통해 여아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후 유기됐는지, 물에 빠져 숨졌는지를 규명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을 통해 딸의 정확한 사인이 가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엄마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행방을 찾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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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은 6일 오후 2시 제주서 실종된 30대 여성의 마지막 행선지인 제주시 용담3동 해안가를 중심으로 경력 150여명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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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지방경찰청 실종여성 수사 담당자들이 제주시 용담3동 해안도로를 찾아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그 뒤로 해경이 해상 수색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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