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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문충성(文忠誠) 시인
국내 문학계의 대표적인 서정시인으로 꼽히는 제주출신 문충성(文忠誠) 시인이 3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다.

1938년 제주시 남문 배꼍(밖)에서 태어난 문 작가는 오현고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주신문사 문화부 기자를 거쳐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정년퇴직 후 명예교수를 지냈다.

1977년 계간 문학과지성에 <제주바다>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주요 작품은 <섬에서 부른 마지막 노래>(1981), <내 손금에서 자라는 무지개>(1986), <설문대 할망>(1993) 등이 있다.

<바닷가에서 보낸 한 철>(1997), <허공>(2001), <백 년 동안 내리는 눈>(2007) 등 제주도의 토속적 정한을 바탕으로 한 시편들을 꾸준히 냈다.

2016년 <마지막 사랑 노래>와 <귀향>까지 1000여편의 시를 발표하며 왕성한 필력을 보여 왔다. 문학과지성에서만 10여편의 시집을 낸 몇 안되는 시인 중 한명이다.

변방으로 불리던 제주에서 어릴 적 경험과 역사적 사실을 문학적으로 표현했다. 탁월한 해석에 철학적 가치까지 더해져 자신만의 색체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지막 사랑 노래> 해설을 쓴 김진하 서울대 불문학과 교수는 “고인은 변방이던 제주의 소재들을 이용해 중앙 시인에 결코 뒤지지 않는 문학적 가치를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개인적, 역사적 경험에서 철학적 허무주의까지 관통해 세상을 넓게 보셨던 분”이라며 “고인의 왕성한 활동과 독자적인 문학적 스타일은 기리 기억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소 일산 백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월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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