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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일도2동 소재 옛 중앙병원.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리모델링비만 95억 과다…신축이 바람직” 심사보류

제주도의회가 옛 중앙병원 건물을 활용한 ‘지역혁신 창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사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24년이나 된 낡은 건물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에만 100억원 가까이 투입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성균)는 30일 제365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지사가 제출한 ‘2019년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지역혁신 창업 클러스터 부지 매입 및 신축)을 상정했지만, 심사 보류했다.

강성균 위원장은 “노후화 된 옛 중앙병원 건물의 안전성 및 리모델링 예산 과다 등의 문제가 있다”며 “장기적 차원에서 리모델링보다는 신축이 바람직하다. 충분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심사보류 사유를 밝혔다.

이 사업은 제주시 원도심인 일도2동 소재 옛 중앙병원을 매입, 리모델링해 창업메카로 조성하는 내용이다. 사업기간은 2019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다. 총 사업비는 250억원으로, 부지 및 건물매입(150억)과 리모델링 공사(95억), 장비구입(5억)에 투입된다.

제주도는 이 사업으로 낙후된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하고, 청년 일자리(500명)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심사에서 의원들은 전액 도비사업으로 추진하는 이유, 24년 된 낡은 건물을 매입한 뒤 100억원 가까운 예산을 리모델링에 투입하는 것에 대한 적절성을 문제 삼았다.

강철남 의원(연동을, 더불어민주당)은 “사업비가 250억원인데, 전액 도비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업 취지는 공감하지만 엄청난 예산 투입 대비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건축된 지 24년이나 지난 낡은 건물을 매입하고, 100억원 가까이 들여 리모델링하겠다는 계획인데, 이 정도 예산을 투입할 거면 신축하는게 낫지 않느냐”고 따져물었다.

김황국 의원(용담1․2동, 자유한국당)도 “건물 내부연한이 보통 30~40년인 점을 감안하면,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20년 지나면 헐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며 “(옛 중앙병원 건물은) 사람으로 치면 40대다. 40대 몸에 아무리 치장을 한들 얼마나 달라지겠느냐”고 지적했다.

현길호 의원(조천읍, 더불어민주당)은 “아무리 리모델링을 잘 해도 구조물을 크게 바꿀 수는 없다”며 “노인요양시설로 활용하겠다면 일리가 있지만, 창업을 꿈꾸며 창의력을 발휘해야 할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시설로 맞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법률 제주도 일자리경제통상국장은 “신축하려면 300억 정도 들어가고, 사업절차와 기간도 많이 소요된다. 일단 리모델링으로 계획을 하고 있지만, 의회에서 의결해주면 신축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 변경 가능성은 있다”며 의결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의원들의 마음을 돌려놓는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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