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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학연구센터,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 한국무속학회는 10월 26일부터 27일까지 제주대 인문대학 2호관 진앙현석관에서 ‘제주도 굿과 신화’ 학술대회를 진행한다. ⓒ제주의소리

‘굿과 신화’ 학술대회 김진철 주제 발표...“콘텐츠 정책, 생산에서 대중화로 전환돼야”

일만 팔천 신들의 이야기, 무궁무진한 소재, 문화콘텐츠의 보고. 

제주신화에 대한 수식어는 화려하다. 하지만 실제 유용하게 써먹은 사례를 꼽아보면 극히 몇몇에 불과하고, 그 마저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이뤄졌다. 이런 현실 인식 아래, 제주도의 제주신화 콘텐츠 정책이 생산에서 대중화로 방향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학술대회에서 제기됐다.

제주학연구센터,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 한국무속학회는 10월 26일부터 27일까지 제주대 인문대학 2호관 진앙현석관에서 ‘제주도 굿과 신화’ 학술대회를 진행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도내외 연구자들이 한 데 모여 제주신화, 굿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자리다.

주제발표자로 참여한 김진철(제주대학교 강사) 씨는 제주신화를 문화콘텐츠로 활성화하기 위한 공공기관의 역할을 현실적인 시각에서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 발굴, 생산에서 대중화로 이동

김 씨는 제주신화가 하나의 문화콘텐츠로 완성돼 다수의 향유자를 만나기까지 과정을 크게 ▲발굴·정리(자료 구축) ▲리터러시(literacy, 의미 분석) ▲스토리텔링(창작, 스토리구성) ▲콘텐츠 생산(문화기술 결합) ▲콘텐츠 유통(확장)까지 다섯 가지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리터러시는 각 신화가 내포하는 의미를 찾아내거나 사회문화적 요소를 반영해 신화 속 상징을 해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 씨는 “리터러시는 제주신화의 다양한 가치를 도출해 내는 영역으로, 학술적 접근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교양 수준으로 풀어내는 것까지를 모두 포함하는 단계”라고 정의했다.

이어 “제주특별법에 근거한 제2차 제주향토문화예술진흥 중·장기계획을 보면 다양한 문화콘텐츠 상품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자료 발굴, 정리, 콘텐츠 생산에 대한 제안이 주를 이룬다”며 “그러나 세계 시장의 경쟁력을 갖출 상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우선돼야 할 점은 제주신화를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는 작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제주신화의 문화콘텐츠화를 위해서는 제주신화 리터러시에 좀 더 비중을 두는 정책적 접근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씨는 도내 문화콘텐츠 유관 기관들이 추진하는 사업의 문제점을 살폈다.

그는 “제주학아카이브는 책자 전체의 파일을 내려받는 형식으로 제공돼, 여러 파일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연구서 중심이어서 일반인들에게 쉽게 읽히지 않는다”며 “지난해 제주도가 도청 홈페이지에 구축한 자료( http://www.jeju.go.kr/culture/myth/mythInfo/beganMyth.htm )는 비교적 검색이 쉽지만 찾아가는 경로가 어려운 편이고, 이야기나 제주문화와의 연관성도 떨어진다”고 밝혔다.

▲부족한 대중 강의 ▲콘텐츠 제작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공모전 ▲촉박한 일정의 1년 단위 지원 사업 ▲사실상 중단된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시나리오 마켓 ▲기관 간 사업 중복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 유튜브 시대에 맞는 활용, 그것을 가능케 하는 아카이빙

김 씨는 제주신화 문화콘텐츠가 살아나려면 유관 기관들의 정책이 보다 편리하고 대중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

김 씨는 “연구자들은 원형 자료의 정리가 필요하고, 창작자들은 원형 자료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일반인은 더욱 쉽게 풀어놓은 자료와 2~3차 콘텐츠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며 “하나의 아카이브를 구축하더라도 각각의 대상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제주신화 연구 자료는 제주학연구센터, 순수예술 장르는 제주문화예술재단, 산업적 성격이 있는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에서 각각 아카이빙하는 식이다. 김 씨는 “물론 하나의 사이트에서 모두 접속이 가능하게 구축돼야 한다”고 접근성에 방점을 찍었다.

공모전은 5개월 간에 걸쳐 멘토 교육을 받는 한국국학진흥원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온라인 교육 콘텐츠도 강화하고자 정부의 K-MOOC에 제주신화 강의를 제작, 추가할 필요가 있다. 탐라문화제 같은 축제나 교육에서 제주신화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현황 조사도 이뤄져야 하며, 가장 인기 있는 플랫폼인 유튜브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김 씨는 “지속적인 유튜브 업데이트와 현황 조사를 위해서는 고정적인 전문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며 “문화콘텐츠를 새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개발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더 알려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민요패 소리왓, 놀이패 한라산의 마당극 ▲김홍모의 웹툰 <신들의 섬>( www.myktoon.com/web/works/list.kt?worksseq=5951 ) ▲문화산업 기업 두잉( http://doingstory.co.kr )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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